조선 3사, 2025년 1분기 R&D에 총 660억 원 투자...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
수소·암모니아 추진, 자율운항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박차
친환경·고부가 선박 주도권 놓고 기술 경쟁 치열...중국, 정부 주도 ‘조선강국 전략’ 전면 가동

HD한국조선해양 1만 5000TEU급 SMR 추진 컨테이너선 조감도[사진=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 1만 5000TEU급 SMR 추진 컨테이너선 조감도[사진=HD한국조선해양]

[중앙이코노미뉴스 송태원] 국내 조선 3사가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기술 추격이 거세지고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기술력 확보를 통한 차별화가 수주 경쟁력을 좌우할 결정적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2025년 1분기 연구개발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660억원을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5년 1분기 연구개발비로 340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수치로 매출 대비 R&D 비중도 0.5%로 상승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디지털 선박 기술 확보를 핵심 축으로 연구개발을 확대 중이다. 주요 개발 분야는 ▲수소·암모니아 등 무탄소 연료 기반 추진 시스템 ▲AI 기반 자율운항 플랫폼 ▲해상풍력설치선(WTIV) 및 극지 대응 선박 등 고부가 특수선박 기술 등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원자력 기업 테라파워(TerraPower) 와 협력해 소형모듈원자로(SMR) 기반의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 설계 모델을 공개하며  차세대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독자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로 213억 원을 투자하며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매출 대비 R&D 비중은 0.9%로 확대됐다. 삼성중공업은 LNG선 기술 고도화를 기반으로 ▲AI 기반 자율운항 시스템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 ▲암모니아·메탄올 연료 적용 선박 등 다양한 친환경 선박 솔루션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선박용 CO₂ 포집 설비 실증, 폐열 회수 발전 시스템(ORC), 암모니아 탱크 기술, 친환경 도료 상용화 등 환경 대응 기술에서도 적극적인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친환경 기술 외에도 드론 기반 야드 자동화 TF, 소형 모바일 용접 로봇, 크레인 충돌 방지 시스템 등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는 기술에도 연구 인력을 투입 중이다.

반면 한화오션은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로 107억 원을 집행하며 전년 동기(140억 원) 대비 23.6%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2023년 762억 원에서 2024년 666억 원으로 줄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관계자는 “연구개발비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설비 확충·시설 투자 확대 및 미국 현지 생산 시설 구축 등 다른 방면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최근 6,008억 원 규모의 플로팅 독 및 해상 크레인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미국 필라델피아 현지 조선소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생산 기반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연구 개발 측면에서도 기본성능 향상, 극저온 화물창 및 탈탄소 기술, 용접 자동화, 신소재 개발, 함정 생존성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선 최근 중국의 기술 추격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R&D 투자 강화가 수주 경쟁력 유지의 핵심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국영조선그룹(CSSC)은 조선소 고도화에만 50억달러(약 69조원)를 투입했으며, 중국은 2024년 세계 친환경 선박 수주 비중의 74.7%를 차지하는 등 기술력이 필요한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도 한국 조선업계를 바짝 추격 중이다. 중국 정부는 '조선강국 전략'과 '조선산업 녹색발전 행동계획(2024~2030)'을 통해 국가적 차원에서 연구 개발에 투자를 본격화 하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이 조선 최강국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한 기술 격차 유지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한국이 기술력 면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지만 중국은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기술을 따라잡고 있다”며 “한국이 조선 최강국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적극적인 연구 개발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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