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장 8명·상무 13명 등 총 23명 승진…성과 중심·기술 중심 인사 기조 유지
OLED·폴더블·OLEDoS 등 미래 기술 성과 반영…연구·설계 인력 전진배치
40대 부사장·30대 상무·여성 리더 승진…경영 후보군 세대 교체 의지 드러내
![삼성디스플레이 신사옥 SDR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11/468857_270816_651.jpg)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삼성디스플레이가 25일 부사장 8명, 상무 13명, 마스터(Master) 2명 등 총 23명을 승진시키는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규모는 비교적 소폭이지만, 경영성과와 차별화 기술을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기조가 뚜렷하게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측은 “경영성과가 우수하고 차별화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 지배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기반 확보에 기여한 인물들을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력인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와 디스플레이연구소에서 다수의 임원이 발탁되며 OLED·폴더블·XR·IT 패널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연령과 관계없이 성장 잠재력과 역량을 중시하는 기조도 이어졌다. 40대 부사장 2명, 30대 상무 1명이 새로 이름을 올리며, 미래 경영자 후보군을 넓히는 ‘젊은 리더’ 육성 전략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중소형·OLED·폴더블에 힘 실은 ‘기술 성과형’ 인사
올해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단연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의 약진이다. 글로벌 스마트폰·IT 패널 시장에서 OLED와 폴더블을 중심으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인력이 대거 전면에 배치됐다.
강태욱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공정개발팀장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성능 향상과 원가 절감 등 난도가 높은 공정 기술을 주도하며 신제품을 적기에 개발하고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OLED 경쟁력 강화의 ‘현장 설계자’로 확실한 존재감을 인정받은 셈이다.
정경호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모듈개발팀 부사장은 신규 모듈 필름과 고강도 폴더블용 부품 개발을 이끌며 ‘갤럭시Z 폴드7·플립7’의 적기 양산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폴더블 내구성과 사용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기술 개발 성과가 인사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제조 경쟁력 측면에서도 성과형 인사가 이어졌다. 김성원 부사장(글로벌 운영팀장)은 국내외 생산·물류 프로세스를 고도화해 글로벌 수요 변동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생산 효율을 끌어올린 공로로 승진했다. 장상민 부사장(P기술팀장)은 포토 공정 수율 개선과 신공법 도입을 이끌어 제조 공정 전반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다.
해외 생산법인도 승진 라인에 포함됐다. 최연수 부사장(SDD 법인장)은 태블릿·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 신제품을 안정적으로 양산하며 법인 전체 생산성을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상무급 인사에서도 중소형 사업부의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김진영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재료개발팀 상무는 IT·오토(자동차)용 신제품에 적용되는 탠덤(Tandem) OLED 재료 개발을 주도해 수명과 효율을 동시에 개선했다. OLED 제품의 성능과 신뢰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연구·개발 성과가 승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XR·차세대 IT·여성·젊은 리더 전진 배치... 조직개편으로 ‘2막’ 준비
연구·설계 분야에서는 미래 기술 축에 대한 집중이 눈에 띈다. 하동완 디스플레이연구소 설계연구팀 부사장은 올레도스(OLEDoS)용 고해상도·저소비전력 회로 개발을 주도해 갤럭시XR용 화이트(W) OLEDoS 패널 설계 완성도를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XR 기기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올레도스 영역에서 삼성이 기술 선도 이미지를 다지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백승인 디스플레이연구소 CAE팀 부사장은 자체 광학 특성 해석 툴을 개발해 개발비 절감과 설계 효율 향상을 이끌고, AI 기반 설비 자동 계측 플랫폼을 구축해 제조 생산성 개선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연구·개발과 생산 현장을 동시에 보는 ‘브리지 역할’이 인사에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조직문화와 리더십 측면에서는 여성 리더와 젊은 리더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주목된다.
안나리 디스플레이연구소 분석기술팀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올레도스, 8.6세대 IT 등 신사업 확대에 따라 제품군이 빠르게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분석 기술을 고도화해 불량 유출률을 개선한 공로가 인정됐다. 생산 품질의 ‘마지막 관문’ 역할을 책임져온 분석 조직의 위상이 인사로 다시 확인된 셈이다.
장하연 법무실 IP팀 상무는 디스플레이 영업 비밀, 특허·라이선스 등 법무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사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기술 산업에서 지식재산권(IP) 리스크 관리가 점점 중요해지는 만큼, 법무·IP 조직의 전략적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인사에서 40대 부사장 2명, 30대 상무 1명을 발탁하며 연령보다 성장 잠재력과 기술 리더십을 중시하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신사업 대응이 가능한 젊은 리더십을 적극적으로 전면 배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로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 인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OLED·폴더블·XR·차세대 IT 패널로 이어지는 기술 축을 중심으로 한 이번 인사 기조가 향후 조직 개편과 사업 재편에도 그대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