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닉칼럼 목록 ( 총 : 127건)

  • [역사기행] 북경(北京)을 가다: 제국의 낙일(落日), 혹은 전체주의의 그림자

    혼탁한 시국에 지독한 염증을 앓다 홀연히 출국(出國)을 했다. 나흘간의 북경(北京) 여행, 하노이 탐방 이후 2년 만의 외국행이었다. 어릴 적부터 《주원장(朱元璋)》 《강희왕조(康熙王朝)》 《대청풍운(大清風雲)》 《강산풍우정(江山風雨情)》 등 명청(明淸) 시대의 사극을 즐겨 봐 온 필자에게 북경 기행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비록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 선택한 짧은 패키지여행이었지만, 사적(史跡) 견학 중심으로 구성된 터라 중국 문화의 정수(精髓)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여정이었다. 권력무상, 만리장성과 이화원 정월의 삭풍(朔風

  • [슈가한의 푸드비즈트렌드] 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AI 비즈니스: 음식과 패션의 융합

    끊임없이 진화하는 식품 비즈니스 세계에서 창의성에는 한계가 없다. 음식에서 영감을 얻는 패션 디자이너부터 요리 세계에 진출하는 럭셔리 브랜드까지, 최신 트렌드는 음식과 그 재료가 어떻게 혁신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가를 보여준다.음식과 패션, 창의성의 한계를 넘어서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은 단지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음식 재료의 향, 형태, 맛은 새로운 영감을 준다. 디자이너들은 재료의 모습을 이용해 옷감 디자인도 하고, 액세서리도 만들어낸다. 나비넥타이 모양의 파스타 디자인으로 만든 패딩 재킷, 여성 구두

  • 손영한의 서울맛 인생맛(68) ‘은빛어화’ 오징어회

    ‘석양을 배경으로 일자로 늘어선 배들은 출렁거리는 바다와 어우러져 쏟아지는 달빛에 온몸을 적신다. 칠흑 같은 밤바다를 환하게 밝히는 ‘은빛어화’는 밤이 깊어도 꺼질 줄 모른다.’(‘울릉도 오징어잡이’에서) ‘바다 한가운데 불어오는 바람, 그 거친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던(중략) 밤이 지나도록 꺼지지 않는 불빛, 바다 위 빛나는 유일한 작은 별빛...’(‘오징어잡이 배’ 시에서). 애환이 스며들어 있는 오징어잡이에 대한 이야기들이다.저녁 어둠이 오면 동해 먼 바다 저 끝에 환한 불빛이 끝없이 펼쳐지는 그곳에 수평선이 있음을 말해주는 배

  • 손영한의 서울맛 인생맛(67) 무더위를 식혀주는 ‘평양냉면’

    겨울이 길고 추우며 온통 산악지대인 평안도 일대에서 가장 흔한 작물은 바로 메밀이었고, 이에 따라 늦가을부터 겨울에 이르기까지 국수를 해먹는 음식문화가 발달하였다. 이것이 칼바람 쌩쌩 몰아치는 한겨울에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야식으로 먹어야 제맛이던 평양냉면이다. 여름에는 메밀을 구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찬 육수를 만들기 어려운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옛 문헌에도 “냉면은 겨울 음식으로 평양이 으뜸”이라 하였으며 조선왕조 순조, 고종도 밤중에 냉면을 먹는 기분을 즐겼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제는 냉장 시설이 발달되면서 냉면이 여름에 즐기

  • [노치원의 농업 이야기] 관상조류 "동물교감치유 사업 연계해야"

    최근 농업은 단순히 먹거리를 생산하는 종래의 경종(耕種)·축산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애완동물 산업(관상조류 등)이 새로운 틈새 농업 분야의 농가 소득원으로 대두되고 있다.사육조의 역사를 살펴보면 조류의 인공사육은 약 3,000∼4,000년 전으로 추정된다. 통신목적으로 비둘기를, 수렵목적으로 매를 길들여서 사용하였던 것으로 전해진다.우리나라도 오랜 옛날부터 왕실이나 세도가의 저택에 정원을 꾸며놓고 조사(鳥舍)를 지어 관상조류를 사육하였으며 주로 대형조류를 사육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근대적인 개념의 사육은 구한말 개화기를

  • 손영한의 서울맛 인생맛(66) 동심과 함께 한 ‘추억의 돈가스’

    하얀 접시 위에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잘 튀겨진 고기 위에 걸쭉한 소스가 덮여 나오면 양손에 포크, 나이프를 들고 한 입 크기로 썰어서 우아(?) 하게 스테이크처럼 먹던 요리가 돈가스이다. 수프도 나오고 소금, 후추 용기가 놓여있는 테이블 위에 식탁보도 깔려있고 앞치마까지 있는 경양식 레스토랑에서 코스로 즐기던 옛 풍경이 떠오른다. 수프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접시 바닥을 긁으며 싹싹 먹었으며 돈가스는 조금씩 썰어 아껴먹은 기억이 아른하다. 거기에 동글한 모닝롤과 버터는 행복한 충만감을 주었다. 어린 시절 손꼽아 기다리는

  • [슈가한의 푸드비즈트렌드] 식품의 재활용: 새로운 푸드 비즈니스의 전환점

    우리의 생활 방식이 변하면서 옛날과 달리 쓰레기를 다루는 방식도 일반 쓰레기, 음식 쓰레기, 재활용품을 철저히 분리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쓰지 않은 물건과 음식 재료가 많으며, 야채나 과일이 상대적으로 작거나 약간의 상처가 있으면 상품으로 팔리지 않고 버려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것들을 찾아 새로운 비즈니스로 활용하는 것이 식품의 재활용이다.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식품 산업의 혁신재활용 식품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모든 음식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으로, 고대부터 전해져 오던 방법이며 이제는 새로운 비즈니스

  • 손영한의 서울맛 인생맛(65) 오돌오돌~~ 청산도 ‘전복’

    드넓은 바다의 찰랑이는 파도에 눈을 뺏긴 나는 이곳이 청산도 앞바다의 청정구역 한가운데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가본 청산도는 섬이 아닌 조그마한 육지 같은 느낌으로 그리 높지 않은 산과 나무가 많은 곳으로 기억된다. 선착장 주변의 작은 마을과 상점들, 새소리와 바람에 스쳐지는 나무 부딪히는 소리 외에는 가끔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리는 정겹고 조용한 섬이다. 완도지역 도로 설계를 위해 출장 중 주말에 시간을 내어 방문한 직장 동료의 고향 청산도의 첫인상이다. 코로 크게 숨을 쉬니 신선한 공기가 내 가슴 깊숙이 들어온다. 청산도

  • [슈가한의 푸드비즈 트렌드] 지속 가능한 해산물과 푸드 비즈니스 '바다에서 식탁까지의 여정'

    “이 생선은 어디서 왔을까?”우리가 레스토랑에서 메뉴를 고르거나 슈퍼마켓에서 해산물을 사면서 종종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원산지 표기는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동시에, 우리가 먹는 음식의 출처를 알 수 있게 해 신뢰성을 높여준다.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양고기, 염소 고기, 배추김치, 쌀에 대해서는 이미 일반음식점, 휴게 음식점, 위탁 급식소, 집단 급식소에서는 반드시 원산지를 표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런 것처럼 해산물에 대해서도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잡았는지에 대한 표기의무도 곧 다가올 것 같다.건강한

  • 손영한의 서울맛 인생맛(64) 한여름 보양식 ‘쏘가리’

    날씨가 점점 무더위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느낌이다. 그래도 아직은 바람이라도 살랑살랑 불어 참을만하다. 이런 계절에는 호반의 도시 춘천이 생각난다. 넓은 호수의 찰랑거리는 물결과 수면 위 반짝이는 은빛 출렁임이 수면으로부터 간간이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과 함께 내 얼굴에 와닿을 듯하다. 이것이 춘천 호반의 매력 아닌가! 지금은 중도에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있어 남녀노소 관광지이지만 옛 춘천은 낭만과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였다. 춘천호반, 중도, 에티오피아 찻집, 춘천댐, 미군 기지, 닭갈비, 메밀국수 등 지금은 없어지거나 재개발되어

  • [노치원 박사의 농업 리포트] 스마트 축산, 4차산업혁명

    국민의 육류 소비량 증가 등에 힘입어 축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추세다. 그러나 가축질병․악취 등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책임의식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이 높아지고 있고, 축산물 생산비의 40∼60%를 차지하는 사료비의 가격 상승이 농가 경영에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등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축산업도 중대한 전환기를 맞을 예정이다.요즘은 분야를 막론하고 혁신이 인공지능(AI)으로 통하는 시대이다. 여러 분야에서 이미 실생활과

  • 손영한의 서울맛 인생맛(63) 그깟 콩나물이 아닌, ‘콩나물밥’

    어릴 적 옛집 안방 윗목이나 마루 한 켠에는 넓은 천으로 덮여있는 시루가 있었다. 큰 대야 그릇 위에 # 모양의 나무판 위로 시루 항아리가 놓여있었다. “영한아, 시루에 물 좀 줘라” 하시면 천을 벗기고 물을 골고루 부어주었고 그 속에서는 콩나물이 빼곡하게 자라고 있었으며 이쯤 때면 며칠 안에 집안 행사(어른 생신, 제사 등)가 있게구나 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수시로 물을 끼얹어 주고 검은 천으로 빛을 차단하면 수일 만에 콩나물이 수북하게 자란다. 서울에서 자란 나의 6~70년대 우리 집 이야기이며 그때는 집집마다

  • 손영한의 서울맛 인생맛(62) 복국 – 소동파의 ‘황복’

    이때쯤 복국을 먹으러 가고 싶은 곳이 있다. 부산 해운대... 부산에 가면 시간을 내어 둘러보는 습관이 자동적으로 몸이 반응하여 바다로 향한다. 해운대뿐만 아니라 차츰 세월이 흐르면서 북쪽으로 미포, 달맞이고개, 청사포, 송정, 대변항, 기장까지의 해안 도로를 좋아하며 이야깃거리도 많다. 이곳은 대변~죽성 간 도로(영화 ‘친구’ 촬영지) 설계, 부산외곽 고속도로(기장 구간) 설계를 하면서 오랫동안 흔적과 추억이 있으며, 나에게 복국의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곳이기도 하다. 해운대 옆 작은 미포항을 바라보며 앉은 ‘할매집 원조 복국집

  • 초콜릿의 달콤한 변화: 코코아 가격 상승과 그 파장

    원자재인 코코아 가격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요동치고 있다. 미국 선물 시세에 의하면 올해 1월부터 3월 말까지 톤당 2,000달러에서 10,000달러 이상으로 올라, 지난 60년 동안 지속된 저가 현상을 깨뜨렸다. 카카오는 주로 적도 근처에서 자라고 날씨 변화에 민감한데, 기후 변화로 인해서 공급이 급락하고 가격의 급등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초콜릿 회사, 레스토랑, 바, 그리고 결국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초콜릿 회사 : 회복력의 시험대형 초콜릿 생산 업체들은 선물 계약을 통해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에 대비

  • 손영한의 서울맛 인생맛 (61) ‘우동’이란

    겨울 늦은 저녁, 가족이 빙 둘러앉아 큰 냄비 속 굵은 국수를 따뜻한 국물과 함께 먹는 가락국수는 담소를 나누며 긴 겨울밤을 지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주전부리 음식으로 일반 국수보다는 면발이 두껍고 식감이 남다른 일본의 전통적인 면 요리 중 하나이다. 예전에는 집에서 요리하여 먹기보다는 국수 전문점이나 포장마차에서 즐길 수 있었으며 나의 가락국수에 대한 추억도 모두 포차에서 시작되었다. 눈 오는 날 동네 앞 포장마차의 가락국수는 구수하고 깔끔한 맛에 대파, 고춧가루를 넣어 향과 맛을 보탠 간단한 음식이었다. 하지만 포차 음식이라 얕

  • [손영한의 서울맛 인생맛 60] 닭꼬치 ‘오마카세’

    오마카세란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 수급에 따라 주인장이 메뉴를 결정해 요리하여 내는 것으로 주는 대로 먹는 방식이며 주로 일본 음식의 오마카세가 유명하다. 노하우가 있는 조리장이 자기 이름을 걸고 오랜 시간 가업으로 이어지는 노포가 대표적이며 경험과 신뢰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화된 장점을 이용하여 최근에는 원래 뜻과는 좀 거리가 있는 특수부위나 여러 종류가 포함된 특별한 요리로 일컬어져, 회·한우 오마카세에 아줌마 오마카세, 빵오마카세, 이제는 닭오마카세까지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식당이 있다.우리나라 사람들의 닭에 대한 사랑

  • [슈가한의 푸드비즈 트렌드] 젊게 오래 사는 시대에 어울리는 슈퍼푸드 개발

    코로나를 겪으면서 사람들은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내가 먹는 음식이 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욱 신중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 알코올음료나 무 알코올음료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30대 몸으로 150세 이상을 살 수 있을까?최근 발간된 책에 따르면, 10년이나 50년 안에 인류는 30대 몸으로 150세 이상을 살게 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합니다. 노화를 예방하고, 멈추고, 역전시켜서 젊음을 오래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 손영한의 서울맛 인생맛 (59) 바다 영양 별미 ‘멍게비빔밥’

    이제 완연한 봄볕이다. 5월이면 항상 떠오르는 것이 있다. 20여 년 전 국도 5호선 거제~마산 간 도로 설계를 위해 거제도에 현장조사 차 출장으로, 그 당시에는 교통편이 쉽지 않아 최소 1박2일 일정으로 가야 업무를 마칠 수 있었던 시절이다. 저녁 식사를 위해 들어선 식당에 그때는 생소한 ‘멍게비빔밥’이라는 메뉴가 보였다. 멍게는 생으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 터에 멍게를 밥에 비벼 먹는다고?나에게 멍게의 기억은 어머니 따라 동대문시장에 갔다 오는 길에 멍게·해삼이라고 쓴 허름한 박스 종이를 걸어둔 리어카에서 무

  • 노치원 박사의 '밀' 이야기

    밀의 학명은 Triticum aestivum이며, 영어로는 위트(Wheat), 독일어로는 바이젠(Weizen)이다. 한자로는 보리(대맥, 大麥)와 구별하여 소맥(小麥)이라고도 한다. 밀은 벼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인 작물로, 뿌리는 보리보다 더 깊이 들어가므로 수분과 양분의 흡수력이 강해서 가뭄이나 척박한 땅에서도 잘 견딘다.밀은 세계적으로 74% 정도가 식용으로 이용되고, 15% 정도는 사료용, 6% 정도는 종자용, 나머지는 기타 용도로 소비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밀은 농업적 적합성, 저장 용이성, 영양적 우수성 등으로 각종

  • 손영한의 서울맛 인생맛(58) 나른해지는 봄날의 ‘도가니탕’

    몸에 기운을 충전하고 활기를 찾아주는 음식이 뭘까 생각하게 되는 때다. 계절이 변할 때면 무의식적으로 무언가를 챙겨먹어야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유지될 것 같다고 느낀다. 무턱대고 값비싼 산해진미가 아닌 내 몸에 맞는 음식이 우리를 지탱해 주는 것인데 그중 하나가 도가니탕이다. 봄이라기에는 이른 계절, 아직 차가운 바람이 불고 움츠린 마음을 달래기에는 더없이 좋은 따뜻한 기운의 우리 음식이다. 이즈음 몸이 나른해지면 도가니탕을 한 솥 끓여 가족들의 허해진 몸과 마음을 달래주었던 어머니의 보양음식이다.도가니는 소 무릎뼈에 붙어있는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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