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이익 571억 전년比 14.1%↑…1971년 이후 매년 흑자 유지
원종석 회장 물러나고 금정호 각자대표 선임…IB 수익성 개선 기대
올해 홈플러스 전단채 리스크 부상…관련 소송 ‘진흙탕 싸움’ 우려

신영증권 사옥 전경. [사진=신영증권]
신영증권 사옥 전경. [사진=신영증권]

[중앙이코노미뉴스 김수현] 50년 넘게 흑자기조를 유지하며 증권가에서 ‘뿌리깊은 나무’로 불리는 신영증권이 올해도 역시 준수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정호 신임 대표가 투자은행(IB)부문을 맡으며 새로운 사업 영역 개척에 나설 것으로 보여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올해 발생한 ‘홈플러스 전단채 사태’에 따른 ‘사법 리스크’가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른 모습이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4~6월) 신영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 성장한 688억원, 당기순이익은 14.1% 증가한 571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 △위탁매매(45.5%↑) △자산관리(13.8%↑) △자기매매(6.9%↑)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

이를 통해 신영증권은 1971년 현 경영진이 회사를 인수한 이후 이어왔던 54년간의 흑자 기조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신영증권의 시장 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보수적인 경영으로 흑자경영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에 상속·증여·세금 등의 자문서비스를 결합한 패밀리오피스 사업과 국고채·우량 회사채 중심의 채권운용으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1분기 신영증권의 영업용순자본비율은 925.8%, 조정순자본비율 425.2%를 기록했다. 영업용순자본비율은 금융사가 실제 운용할 수 있는 자본을 의미하고, 조정순자본비율은 위험자본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통상 해당 지표가 150%가 넘을 경우 충분한 적정성을 확보했다고 본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책무구조조 도입에 따라 20년간 대표로 근무했던 원종석 회장이 물러나고 금정호 신임 대표와 황성엽 대표의 각자 대표체제를 출범시키며 정책 변화에도 유연히 대처하고 있다.

원 회장은 20년 동안 역임했던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고 신영증권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책무구조도 제도에 따르면 기업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할 수 없다.

황 대표는 자산관리(WM)부문을 맡게 되며, 금 대표는 투자은행(IB)부문을 담당할 계획이다. 금 대표는 2008년부터 신영증권의 근무하며 △IB 담당임원 상무 △IB총괄 전무 △IB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한 이력이 있는 IB전문가로,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이후 위축된 IB부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신영증권은 당분간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초 발생한 홈플러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이하 전단채) 사태와 관련된 ‘법적 리스크’가 새로운 골치거리로 떠오른 모양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4일 새벽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주요 이유로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로 인해 홈플러스의 카드 대금을 기초로 하고 있던 전단채가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게 되며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했다.

해당 전단채를 발행 및 판매한 신영증권 등 4개 증권사는 지난 4월 홈플러스를 사기 등 혐의로 고소했다. 홈플러스가 신용등급이 하락이 유력한 상황에도 전단채를 발행한 뒤 기습적인 회생절차로 채무를 투자자들에게 떠넘겼다고 의심 때문이다.

특히 금 대표는 3월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당연히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알았을 것"이라며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에 대한 ‘기획 회생’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5월 해당 발언이 허위사실이라는 이유로 금 대표에 대해 신용훼손 등 혐의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또 해당 전단채 관련 문제는 증권사들의 불완전판매가 핵심이라고 주장하며 사건을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가는 양상이다.

아직 해당 전단채의 정확한 손실액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130여명의 피해자와 900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고 주장 중이다.

향후 검찰의 조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이번 사건의 피해자가 신영증권인지 홈플러스인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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