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코노미뉴스 엄현식] “매킬로이는 셰익스피어다.” 

PGA선수 마이크 킴이 로리매킬로이를 일컬어 한 말이다. 이는 ‘골프라는 무대에서 가장 슬픈 비극을 쓰는 작가’라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 

매킬로이는 특히 마스터스에서 아픔을 많이 겪었다. 해마다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주위의 기대와 압박감으로 매킬로이는 “응원의 목소리가 ‘소음(noise)’으로 느껴질 정도였다”고 말한 바도 있다. 

지난 14일, 미국 오거스타 마스터스 최종라운드 연장 마지막 홀. 매킬로이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 흐느꼈다. 17번째 도전 끝에 생애 첫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매킬로이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선수가 됐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4대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US오픈, 디오픈, PGA챔피언십을 우승한 선수가 누리는 최고의 영예다. 

20대 초반이던 2011년 US오픈, 2012·2014년 PGA챔피언십, 2014년 디오픈 우승 이후 11년 만에 이뤄낸 성과이고, 진 사라젠(1935년), 벤 호건(1953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잭 니클라우스(1966년), 타이거 우즈(2000년)에 이어 역대 6번째, 타이거우즈 이후 25년 만이다.  

매킬로이는 이날 4라운드를 “감정도, 경기력도 ‘롤러코스터’를 탄 하루”라고 소감을 밝혔는데, 이전 대회 비극의 데자뷰를 보는 듯한 장면들이 속출했다. 

악명높은 아멘 코너(11∼13번홀)에서 세 타를 잃어 역전을 허용한 장면은 2011년 마스터즈 대회를 연상하게 했고, 마지막홀 1.5m퍼팅을 놓쳐 우승을 확정 짓지 못한 장면은 지난해 US오픈 마지막 홀의 장면과 똑같았다.   

“고통스러운 패배를 겪더라도 자신을 믿어라. 자신의 꿈을 믿고 노력하면 무엇이라도 달성할 수 있다.”는 매킬로이의 우승 소감은 의미있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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