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죽음을 불렀다.
18세기 유럽, 특히 프랑스 상류층에서는 하얗고 매끈한 피부가 아름다움의 상징이었다. 햇빛 아래에서 일하지 않는 귀족만이 누릴 수 있는, 우아하고 품위 있는 얼굴로 생각됐다.
왕과 귀족들은 피부를 하얗게 보이기 위해 하얀분을 얼굴에 발랐다. 하얀분, 백연에는 납이 포함돼 있었고, 화장을 지울 땐 수은이 사용됐다.
납과 수은은 천천히 피부를 파괴했고, 피부는 붓고 갈라졌고, 머리카락도 빠졌다.
탈모를 감추기 위해 가발은 점점 커지고 화려해졌다. 붉은 뺨과 입술은 생명의 상징이라며 피처럼 진한 연지를 바르기도 했고, 간혹 자신의 피를 직접 바르는 경우도 있었다.
피부의 상처를 감추기 위해 더 두껍게 화장을 덧바르며 점점 더 독으로 물들어갔고 결과는 비극적이었다.
피부 괴사, 만성 두통, 탈모, 심한 경우 납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 이렇게 목숨을 걸고 만든 하얀 얼굴은, 단지 아름다움을 넘어서, 권력과 신분의 상징이었다.
죽음을 감수하면서까지 예뻐야 했던 시대. 18세기 유럽 귀족들의 화장법은 그 자체로 비극적인 패션의 역사였던 셈이다.
<출처 : 유튜브 채널 '이야기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