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준 키움PE 대표, 3월 키움증권 사내이사 선임…초대형IB 추진 가속화
‘김건희 집사 게이트’ 의혹 나오며 2023년 김익래 주가조작 재조명
키움증권, 김건희 ‘집사’ 김 모씨 대주주인 벤처기업에 10억원 투자
김익래 전 회장 주가조작 무혐의 시점과 "묘하게 겹친다" 지적 나와

키움증권 사옥 앞 모습. [사진=연합뉴스]
키움증권 사옥 앞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앙이코노미뉴스 김수현] 최근 키움증권 ‘오너 2세’인 김동준 키움프라이빗에쿼티 대표가 키움증권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현재 추진 중인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에 가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과 연관된 벤처기업에 키움증권이 수 억원을 투자했다는 의혹이 초대형IB 인가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키움증권은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김 대표의 아버지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이 지난 2023년 물러난 뒤 약 2년 만에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김 대표가 다우키움그룹의 ‘본진’인 키움증권 경영진에 이름으로 올리면서 그간 숙원 사업이었던 초대형IB 인가를 위해 사내 역량을 총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5조원을 넘어서며 초대형IB 지정에 필요한 주요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뒤 인가 주체인 금융위원회는 물론 금융감독원에 대한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어 인가 시점이 예정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최근 ‘김건희 집사 게이트’가 수면 위로 올라오며 새 정부가 ‘SG증권發 하한가 사태’ 등을 다시 한번 들쳐 볼 여지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주가 조작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하는 등 공정한 시장질서 정착을 강조한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르 위해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도착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르 위해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도착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와중에 최근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 모씨가 대주주로 참여한 벤처기업에 다수의 대기업과 금융사들이 투자를 단행했고, 이중 주요 투자자로 키움증권이 이름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씨는 2023년 6월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IMS에 금융사 및 대기업으로부터 180억원대의 투자를 받은 뒤 46억원가량을 챙겼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IMS는 2013년 렌터카 플랫폼 '비마이카'로 출발해 2022년 'IMS'로 사명을 변경했다. 김 씨는 2017년부터 IMS의 대주주에 이름을 올리며 관계를 이어왔다.

IMS는 2023년 6월 오아시스 에쿼티파트너스가 조성한 벤처펀드를 통해 총 184억원의 투자를 유치에 성공했다. 해당 펀드에는 △카카오모빌리티 △더클래스효성 △효성토요타 △한국증권금융 △신한은행 △키움증권 등 투자·금융기관이 참여해 약 100억원을 투자했고, 이중 키움증권은 10억원 상당의 자금을 투입했다.

당시 투자 방식은 벤처·스타트업이 주로 활용하는 신주발행 방식이 아닌 구주거래 방식으로 이뤄졌다.

신주발행 방식은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유치하는데 이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 비율은 낮아질 수 있지만 투자금이 기업에게 그대로 활용될 수 있어, 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의지가 있을 경우 주로 사용된다.

반면 구주거래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 일부 또는 전부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분 인수 자금은 회사가 아닌 기존 주주에게 돌아 간다. 통상 스타트업의 가치가 상승한 뒤 투자금 회수를 의미하는 '엑시트(EXIT)'의 방법으로 활용된다.

김 씨는 해당 거래로 46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엑시트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 지난 2023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 지난 2023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당시 투자가 김 전 회장이 다우데이타 주가 조작 의혹을 받던 시점과 미묘하게 겹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회장은 2023년 4월 20일 다우데이타 주가 폭락 2거래일 중 보유 주식 140만주를 시간외매매로 매도해 600억원이 넘은 수익을 얻었다. 

이를 두고 투자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김 전 회장이 키움증권 등을 통해 라덕연 호안투자컨설팅 대표와 그 일당의 시세조종 정황을 파악한 뒤 주식을 매도했다는 의심이 나왔다.

김 전 회장은 5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주가조작 관련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그룹 회장은 물론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에서 사퇴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또 주식 매도로 얻은 수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뜻 역시 밝혔다. 이어 같은 달 31일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시세조종 혐의에 대해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결정했다. 

이와 관련, 키움증권 관계자는 <중앙이코노미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투자는 단순 재무적 투자일 뿐 세간의 의혹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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