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PF부실 현장 점검 연장…페퍼저축銀 인수 걸림돌 우려
OK신용정보 노조와 단체교섭 난항…'4년째 임금동결' 갈등 심화
그간 퇴사자들 1000명 육박…직원들 "인위적 구조조정" 의심 제기
일감몰아주기 공정위 조사 결과도 안갯 속…M&A성공 향방 "글쎄"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본격적인 그룹 도약을 위해 저축은행 M&A에 나서자마자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OK금융그룹 제공]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본격적인 그룹 도약을 위해 저축은행 M&A에 나서자마자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OK금융그룹 제공]

[중앙이코노미뉴스 문혜원]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본격적인 그룹 도약을 위해 저축은행 M&A에 나서자마자 여러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OK저축은행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관련 금융감독원 현장검사가 길어지면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다른 계열사인 OK신용정보는 임금 관련 노사 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어 또 다른 리스크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그룹은 최근 저축은행업계 자산 1위 타이틀을 차지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OK금융그룹 총자산은 13조6612억원을 기록해 전국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이는 12년 만에 SBI저축은행을 앞지른 기록이다. SBI저축은행의 1분기 총자산은 13조4074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총 자산 격차는 수신액 변동 때문이다. 주력 계열사인 OK저축은행의 올 1분기 수신잔액은 11조573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241억원 줄어들었다. 반면 SBI저축은행은 12조3324억원에서 11조36억원으로 1년 새 1조3288억원 감소했다. OK저축은행은 수신 감소를 방어하기 위해 파킹통장, 예적금 등을 출시했던 점이 수신 방어에 주효했단 분석이 나온다.

OK금융은 자산 1위에 올랐지만 계열사 간 악재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상상인·페퍼저축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PF 부실로 인한 연체율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OK금융은 최근 페퍼저축은행과 인수 추진을 위해 본격적인 가격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페퍼저축은행 측은 매각가 2000억원을 제시했으나, OK금융은 제시가의 60% 수준을 원하는 상황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실사에 착수한 바 있으나, 부동산 PF 관련 자산 부실이 심화로 리스크를 우려해 인수를 사실상 포기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는 OK금융 역시 금감원으로부터 부실 PF 사업장 관리 문제로 인해 경고를 받는 등 현장조사를 한 달째 이어가고 있어, 인수 성공을 낙관할 수 없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금감원은 지난 5월 19일 부동산 PF 부실과 관련 사업장 정리 속도가 더딘 점에 대해 OK저축은행에 대한 현장조사에 돌입한 이후 조사기간을 더 연장했다. OK금융은 당국의 계속된 압박으로 인해 부실채권 매각과 유동성 방어 노력을 기울이며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인 현장조사 대비 기간이 연장됐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조사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OK저축은행이 PF 확대 전략으로 성장세를 보인 만큼 부실 운영관리 면에서 금감원으로부터 지적을 당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OK저축은행의 PF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10.39%로 전년 대비 1.19%포인트(p) 상승했다. 경쟁사들인 SBI저축은행(2.46%), 애큐온저축은행(5.92%), 한국투자저축은행(6.17%), 웰컴저축은행(7.02%) 등과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하다.

금감원의 PF 구조조정 압박으로 인해 부실채권 매각과 유동성 방어 노력을 기울이며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부실 논란은 끊이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OK금융그룹 노조에서 최근 분리한 OK신용정보 노조와 사측간 임금 교섭이 불발되면서 노사 갈등의 또 다른 리스크로 불거지고 있다.

앞서 OK금융그룹 노조는 지난 4월 21~22일 OK금융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OK신용정보와 분리 건에 대한 조합원 투표를 진행했으며, 찬성 80%가 나오면서 OK신용정보 노조가 설립돼 이달 초 출범했다. 지난 5월 말부터 사측과 노조 간 단체교섭에 들어갔지만, 입장 차이가 커 임금협상 관련 타결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OK금융그룹 노사는 지난 3년 동안 임금인상 부분에서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올해는 계열사 노조로 분리돼 새롭게 임금교섭에 나섰어도 여전히 타결에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도 임금교섭이 불발되면 4년째 이어지는 셈이다. 

노조 관계자는 "PF부실 문제로 인해 당국 현장 조사 이후 1차 서류점검을 하는 동안 영업현장에 있는 직원들은 거의 일을 하지 못했다"며 "문제는 회사와 단체교섭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지난 2021년 12월 말부터 임금을 동결시킨 이후 올해 역시 임금을 동결시키려는 분위기라 직원들은 계속 퇴사를 준비 중"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까지 나간 퇴사자들은 1000명 가까이 된다"며 "이런 상황임에도 회사는 PF대출 사태와 M&A추진 문제 등을 이유로 회사 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로 임금교섭 태도도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OK금융 측은 "피감기관의 조사 연장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라며 "노조 임금교섭 역시 노사 간 상황이고, 구체적인 부분은 언급할 수 없으나 지속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윤 회장이 대부업 꼬리표를 떼어내고, 오랜 꿈이기도 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와 달리, 내부에서는 풀리지 않은 노조와의 갈등 등 각종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로 인해 '겉도는' 형국을 보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여러 문제를 수습해야 할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최윤 회장에 대한 '오너 리스크' 지적도 제기된다.

최윤 회장은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았으나, 결과 발표는 미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공정위는 OK저축은행이 계열사인 OK애프엔아이대부에 대출채권 매각을 몰아줘 최윤 회장 일가에 부당 이익을 준 것으로 보고 2023년부터 조사에 들어간 바 있다. 

공정위는 최윤 회장 내외 일가에 대한 OK금융 일감몰아주기·사익편취 혐의 관련 조사를 지난해 11월 마치고 결론 가닥을 내리기 위해 12월에 안건을 상정한 후 올해 1월에 결론을 내릴 예정이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에는 최윤 회장이 OK금융 계열사 'OK컴퍼니 배임·횡령 등 불법 의혹' 등이 터지면서 각종 리스크 문제로 국정감사에 올랐는데도 여전히 개선된 부분이 없는 것 같다"라며 "OK금융그룹 불법 의혹 관련 공정위 결과가 미뤄진 것도 문제다. 특히 M&A 추진을 앞두고 4년째 직원들 임금을 동결시켰다는 것은 인위적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것으로도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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