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AI 기반 첨단산업 육성...5년간 총 80조 투입"

[중앙이코노미뉴스 문혜원] "우리금융은 기업금융 명가로서 축적해 온 노하우와 강점, 종합금융그룹 완성을 통해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에 앞장설 것이다. 자회사들의 역량을 총동원해 창업-성장-도약 등 기업 성장단계별 지원을 위한 핵심 전략이다. 프로젝트 완수를 통해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를 이뤄 우리금융 지속성장의 기반도 다지겠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 행사를 열고 이 같은 청사진을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임종룡 회장 외 계열사 대표 7명이 참여한 가운데 생산적 금융 73조원, 포용금융 7조원의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해 우리금융은 2030년까지 총 80조원을 지원한다. 우선 정부가 추진하는 150조원(정부 75조원+민간 75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국민성장펀드에 민간에서는 처음으로 10조원 투입 계획을 밝혔다. 전체 민간 조성 펀드액(75조원)의 13.3%를 차지하는 규모다. 

포용금융 투자 7조원의 경우에는 서민금융대출 확대가 핵심이다. 현재 6개인 '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를 11개까지 늘려 현장밀착형 대면 지원을 강화하고 금리우대 역시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매년 11만명씩 5년간 총 55만명의 소상공인, 취약계층에게 혜택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서민금융대출 등 상생금융 확대(7조원) △상생·보증대출 재원 출연 등 소상공인 금융지원(480억원) △배드뱅크 지원 등 정부 연계사업(1000억원)으로 구성됐다.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해 기존 6개인 '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를 11개까지 늘린다. 현장밀착형 대면 지원을 지속 강화하고 서민금융상품에 대한 금리우대 역시 계속 늘리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이를 통해 매년 11만명씩 5년간 총 55만명의 소상공인, 취약계층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은 7등급 이하 저신용등급 신규고객에게 0.3%포인트(p) 금리인하를 적용하고 기존 성실상환고객에게는 0.4%p, 8등급 이하에게는 1.5%p 금리인하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투자방식은 그룹 공동투자펀드 1조원, 증권 중심 모험자본 투자 1조원, 자산운용 계열사의 생산적 금융 펀드 5조원 등 3가지 방안으로 추진된다. 

일례로, 우리투자증권은 5년간 총 1조원의 모험자본을 공급한다. 주된 대상은 초기 스타트업부터 스케일업, 프리-IPO, IPO 등이다.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해 나갈 예정이다. 

첨단전략산업 융자 56조원도 투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K테크 프로그램 19조원 △지역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 16조원 △혁신 벤처기업 지원 11조원 △국가주력산업 수출기업 7조원 △우량 중소기업 첨단인력 양성과 소상공인 금융 지원 3조원 등으로 구성됐다. 

K-Tech 프로그램은 AI ·바이오 ·방산 등 첨단전략산업 핵심 대표기업(대기업 등) 1사를 중심으로 중견, 중소·벤처기업까지 연결해 국내 산업의 'K-테크 밸류 체인'을 금융으로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서 지역 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배정된 16조원은 지방 우수기술기업 지원을 통해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무역보험공사 보증서에 대한 여신을 확대하고 우량 수출입 기업에게는 외환 수수료 감면과 금리우대도 지원하는 등 국가 주력산업 수출기업들에게는 7조원이 지원된다.

우리금융은 AI 기반 경영시스템 전환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는 방침이다. △생산적 금융 전환 △투자 중심 금융지원을 위한 효율적 의사결정과 속도 향상 △리스크관리 고도화를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룹 AX(AI 대전환)를 위해 △거버넌스 △성과평가 △인프라 등의 추진체계를 구축했다. 기업여신 영역에 AI에이전트를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서류 등록부터 지원대상 선정 △심사 지원 △서류 진위 및 정보 검수 △여신 사후관리 등 기업여신 프로세스 전반에 AI지원 기능이 도입된다.

기업금융전문가인 RM들도 AI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다. RM 영업지원이 약 760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금융업무 190개 중 50개 금융 업무에 우선 도입하겠다고 했다. RM은 기업 상황을 매일 체크하고 분석하는 인력을 말한다. 

임종룡 회장은 생산적·포용금융을 확대해도 자본 안정성과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룹의 자산 리밸런싱, 당국의 규제 전환, 가계대출 축소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 시장과 약속한 연말 그룹 보통주자본비율 12.5% 달성과 지난해 공시한 배당 확대 등 밸류업 계획 역시 차질 없이 이행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임 회장은 "투자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은행에 투자전담 심사조직을 신설하고 그룹신용평가모형도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비은행 자회사의 심사 프로세스도 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일 기업에 대한 직·간접투자의 중복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권역별로 사후관리를 전담하는 여신·투자종합지원 조직을 구축해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정부 정책으로 강조한 금융소비자보호에도 나설 계획이다. 지난 7월 그룹 회장 직속으로 소비자보호실을 신설한 데에 이어 소비자보호총괄임원 임기를 2년 보장하고 이사회에 임면권을 부여하는 등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를 강화했다.

끝으로 우리금융은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가 단순한 선언이 아닌 실행력이 담보된 약속임을 강조했다. 임 회장은 이번 '첨단전략산업금융 협의회'를 가동해 프로젝트의 성과 관리와 리스크 현황 점검을 진행하는 등 실질적인 목표 완수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자회사별 성과평가에도 '생산적·포용금융 배점을 최대 30% 비중으로 신설한다. 첨단전략산업 및 관련 생태계 여신 지원 시 KPI 평가 우대를 적용하는 등 전 그룹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은행은 '생산적 금융 전담조직'을 신설해 관련 업무에 대한 콘트롤타워 기능을 부여하기로 했다. 첨단전략산업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 특화채널(BIZ프라임센터)에 AI, 반도체 등 업종별 전담팀 신설 △여의도 FI기업영업본부를‘생산적금융 기업영업본부(가칭)’로 개편해 국민성장펀드 등 투자 확대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경영연구소도 '생산적금융 연구센터'를 확대 개편한다. 관련 유망분야 발굴 및 산업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전 그룹 자회사의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임 회장은 "그룹전체 계열사 대표까지 나선 것은 그만큼 생산적 금융전환과 포용적 금융으로로 가겠다는 절실한 의지가 담긴 기자간담회"라며 "앞으로 계속해 성원과 지지를 부탁드리며 감시도 해달라. 우리금융이 가진 경쟁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다시 도약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이번 프로젝트 추진과 함께 자본 안정성과 건전성 악화를 차단을 위해 선제적인 대응책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올해 12.5%, 2027년 13%라는 보통주자본비율 목표는 주주 환원율과 연관돼 있는데, 이번 프로젝트로 인한 자본 안정성 측면의 변화는 없다"며 "기업금융 확대와 관련해 여러번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여력을 확보해서 자원을 배분했고, 시장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