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이익 4360억원 전년 比 11.3%↑…IB부문 다각화 결실
‘슈퍼365’ 출시로 예탁자산 15조1691억원…11개월 새 16배 증가 
홈플러스 사태 여파 6600억원 기업대출 ‘순요주의이하자산’ 분류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사진=메레츠증권]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사진=메레츠증권]

[중앙이코노미뉴스 김수현]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가 취임 후 기업금융(IB) 부문을 강화하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고, ‘슈퍼365’로 개인 고객 유입까지 크게 늘리는 등 뛰어난 실적으로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올해 초 발생한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발생한 6600억원 상당의 ‘불량 채권’을 해결하는 것이 숙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메리츠증권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9% 증가한 5504억원, 당기순이익은 11.3% 늘어난 4360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이 중 운용과 IB 부문의 영업순이익은 각각 4877억원, 3952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호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그간 부동산PF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각화한 결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대표는 올해 초 업계 ‘IB통'인 정영채 NH투자증권 전 대표를 IB 담당 상임고문으로 영입한 뒤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하고 △증권자본시장(ECM) △부채자본시장(DCM) △신디케이션 등 IB조직을 재건했다. 이 중 ECM에는 지난 4월 IPO 전문가인 이경수 브레인자산운용 대체투자부문 전 대표를 담당 상무로 앉혀 2010년 사실상 철수한 IPO에 다시 발을 디뎠다. 

이에 더해 올해 초대형IB 인가에 성공해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할 경우 정 대표의 IB 전략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투자중개 부문의 이익은 전년 대비 35.7% 감소한 483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이 같은 모습을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대형 증권사 중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리테일 부문의 시장 지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 비대면 전용 투자계좌인 슈퍼365에 대해 내년까지 국내·미국주식 매매 및 달러 환전, 유관기관 비용 등 포함한 모든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배우 유인나와 신세경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의 결과, 지난달 20일 기준 슈퍼365 예탁자산은 16.2배 증가한 15조1691억원, 계좌 고객은 10배가량이 늘어난 25만7000명을 기록했다. 또 해외자산 규모는 9조1862억원으로 56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와 함께 그 동안 불편한 디자인으로 고객들이 외면했던 온라인 플랫폼 역시 리뉴얼을 준비 중이다. 

내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새로운 트레이딩 플랫폼을 출시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리뉴얼하고 하반기에는 웹 트레이딩 시스템(WTS)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역시 도입할 방침이다.

장 대표가 IB 부문 다각화와 리테일 부문 확장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지만,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대출 리스크는 여전히 주요 과제로 남겨져 있다.

올 3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약 6551억원의 기업대출이 고정이하로 분류됐고, 상반기 고정이하자산은 약 1조3746억원으로 약 2배 늘어났다. 이로 인해 상반기 ‘순요주의이하자산/자기자본 비율’은 지난해 말 대비 7.9%포인트(p) 늘어난 21.5%까지 확대됐다.

홈플러스 기업대출이 메리츠증권의 ‘아픈 손가락’로 자리했지만 대출 회수 여부는 당분간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마감한 홈플러스 공개입찰에 인공지능(AI) 업체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개발업체 스노마드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두 기업 모두 홈플러스에 비해 너무나 적은 규모을 지녔고, 과다한 부채는 물론 수년째 당기순손실을 이어가고 있어 이들의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이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