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여사 화장품 선물 받았다며 답례 주장… 특검은 금거북이 전달 시점 집중 조사
인사 자료·적격성 검토서·세한도 복제품까지… 이배용의 연속 전달 정황 부각
국가교육위원장 임명 전후 이어진 접촉에 대가성 여부 쟁점… 피의자 전환 가능성 거론
![휠체어를 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13일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재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11/466278_268281_3715.jpg)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금거북이 인사 청탁' 의혹을 받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문제의 금거북이는 김 여사로부터 선물을 먼저 받은 뒤 답례 차원에서 건넨 것이라며 청탁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다만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 전 위원장이 대선 이후 수개월에 걸쳐 김 여사 측에 각종 선물과 인사 관련 자료를 전달한 정황을 토대로 대가성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17일 이 전 위원장의 변호인은 언론 공지를 통해 “2021년 12월 내지 2022년 1월 김 여사로부터 시가 100만원대 화장품 세트를 선물받아 2022년 3월 하순경 답례 및 당선 축하 의미로 유사한 가격대의 선물을 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인이 언급한 답례 선물은 시가 190만원 상당으로 알려진 금거북이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변호인은 “선물 과정에서 김 여사에게 어떠한 청탁이나 적격성 검토서를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6일과 13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을 때도 같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특검팀은 금거북이 등 일련의 선물이 국가교육위원장 임명과 관련된 인사 청탁의 대가가 아니었는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이 파악한 정황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은 2022년 4월 12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김 여사를 만나 처음으로 인사 관련 자료를 건넸다. 이어 같은 달 26일에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금거북이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후에도 접촉과 선물은 이어졌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그해 6월 3일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을 기술한 ‘적격성 검토서’를 김 여사 측에 전달한 데 이어 이 무렵 조선 후기 문인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 ‘세한도’ 복제품도 함께 건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사 내정 관련 정황도 포착돼 있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은 같은 달 10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렸던 고(故) 장제원 전 의원으로부터 국가교육위원장직에 내정됐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이후 9월 22일에는 김 여사 측에 한지로 만든 복주머니를 추가로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위원장은 그로부터 닷새 뒤인 9월 27일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으로 공식 임명됐다. 특검팀은 한지 복주머니와 세한도 복제품의 가액을 각각 21만여원, 50만여원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금거북이를 비롯한 이들 선물에 대가성이 있다고 결론 내릴 경우 현재 참고인 신분인 이 전 위원장은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