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쇄신 기대 꺾고 안정 기조 선택…2인 대표 체제로 책임 경영 강화
SAIT에 하버드 석학 영입하고 DX엔 AI 전문가 전진 배치…미래 기술 조직 재편
반도체·AI 중심 체제 굳히기…사업 경쟁력 회복 속 ‘기술 혁신’ 기조 분명

삼성전자는 21일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전영현 반도체(DS) 부문장·메모리사업부장, 노태문 모바일·가전(DX) 부문장·MX사업부장, 박홍근 SAIT원장, 윤장현 DX부문 CTO 사장 겸 삼성리서치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1일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전영현 반도체(DS) 부문장·메모리사업부장, 노태문 모바일·가전(DX) 부문장·MX사업부장, 박홍근 SAIT원장, 윤장현 DX부문 CTO 사장 겸 삼성리서치장. [사진=삼성전자]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삼성전자가 21일 발표한 정기 사장단 인사는 시장 기대와 달리 ‘대대적 쇄신’보다 경영 안정에 집중한 소폭 인사로 귀결됐다.

사업지원실 개편과 정현호 부회장의 용퇴가 예고되면서 전사적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최근 살아나고 있는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안정 기조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대표이사 2인 체제를 복원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AI 전문 인재와 글로벌 석학을 전면에 배치해 미래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인사 규모는 총 4명으로 지난해 9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지만, 그 안에 담긴 방향성은 분명했다. 경영 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미래 기술 혁신은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글로벌 석학·AI 전문가 전면 배치…미래 기술 중심 체제로 재편


이번 인사의 핵심은 기술 인재 중용이다. 4명 중 2명을 글로벌 기술 전문가로 선임하면서 삼성의 미래 투자 전략을 드러냈다.

첫 번째 파격은 SAIT(삼성미래기술연구원·옛 삼성종합기술원) 신임 원장에 하버드대 박홍근 교수를 사장급으로 영입한 것이다.

박 사장은 1999년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된 이후 25년 넘게 기초과학과 공학을 연구해 온 세계적 석학으로,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이 강조해 온 “근본적 기술력 회복” 전략의 적임자로 꼽힌다. 삼성은 박 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이 외부 인사라는 점은 반도체 기술 조직에 새로운 자극이 될 전망이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메모리 등 반도체 초격차 회복을 위한 기초 기술 강화가 그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DX부문에서도 기술 중심 전략은 동일하게 이어졌다.

윤장현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가 DX CTO 겸 삼성리서치장(사장)으로 승진하며 AI 기반의 조직 전환을 진두지휘한다.

윤 사장은 MX사업부에서 소프트웨어 기술을 다져온 인물로 최근 AI·로봇·바이오·반도체 등 유망 기술 투자를 주도해 왔다. 삼성은 윤 사장이 모바일·TV·가전 등 주력 사업과 AI·로봇 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X부문장 직무대행이던 노태문 사장은 정식 DX부문장 및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과 함께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구하며 경영 안정성을 강화한다.

전 부회장은 기존처럼 메모리사업부장을, 노 사장은 MX사업부장을 그대로 겸임한다. 삼성은 두 핵심 부문장이 직접 주요 사업을 책임지며 전반적인 경쟁력 회복을 안정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인 대표이사 체제 복원으로 경영 안정 기반을 마련하고, 동시에 미래 핵심 기술을 선점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곧 부사장 이하 2026년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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