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안두릴· 팔란티어와 무인수상정 개발...자체 기술력 확보도 병행
한화, USV '해령' 기술 개발·실증 운항 완료...美 해벅AI와 협력 모색

[중앙이코노미뉴스 송태원] HD현대와 한화가 미래 해전의 핵심전력으로 꼽히는 무인수상정(USV) 시장에서 정면승부에 돌입했다. 두 그룹이 각각 자체 개발을 진행하면서도 미국 방산· AI기업들과의 협력에도 나서며 기술 고도화와 시장 선점 경쟁이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USV는 기존 유인함정을 대체해 위험구역 내 감시정찰, 기뢰탐색/제거, 전투 등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미래 전장의 필수 전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HD현대, 안두릴· 팔란티어와 무인수상정 개발...자체 기술력 확보도 병행
2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 23일 미국 안두릴(Anduril)과 자율 무인수상함(이하 ASV)의 설계·건조 및 AI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는 ASV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하고 개발 중인 선박 자율운항 기술 등 주요 AI 솔루션도 공급할 예정이다. 안두릴은 현재 개발 중인 자율 임무 수행 솔루션을 탑재한다. 양사는 ASV의 시제함 개발 및 건조를 2026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HD현대는 지난해 4월 미국 방산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Palantir)와도 무인수상정 공동개발 MOU를 체결했다.
HD현대의 자율운항 전문 자회사 아비커스(Avikus)의 항해 AI와 팔란티어의 ‘미션 오토노미(Mission Autonomy)’를 결합해 2026년까지 정찰용 USV 개발을 완료하고 이후 전투형 모델로 확대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탑재될 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통합하고 고성능 선체 개발을 맡는다.
HD현대는 지난 4월 국내 사업에서도 해군 발주 ‘전투용 USV 개념설계’ 사업을 수주하며 기술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2월까지 전투용 무인수상정에 적용되는 성능, 기술 등에 대한 요구사항 및 획득방안을 결정하는 전투용 무인수상정 개념설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HD현대는 이외에도 다양한 미래 해양 방산 기술 개발도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 MADEX 2025 미래섹션에서 미래함정 콘셉트 ‘HCX 시리즈’의 진화형인 ‘HCX-25’를 비롯해 AI 기반 유·무인복합전력의 지휘함 역할을 수행하는 ‘기동형 무인전력통제함’, 대규모 무인전력을 운용하는 ‘미래형 무인전력모함’, 전투 임무 수행을 위한 ‘전투용 USV 시리즈’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안두릴·팔란티어 등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에 더해 자체적으로도 정찰·전투용 USV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향후 유·무인 복합전력 구축을 위한 기술 개발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USV '해령' 기술 개발·실증 운항 완료...美 해벅AI와 협력 모색
![한화시스템의 무인수상정 해령(Sea GHOST)에서 감시드론이 출격하는 모습[사진=한화시스템]](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11/468853_270819_938.jpg)
한화는 한화시스템이 주도하고 한화오션이 지원하는 형태로 USV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4월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적용한 USV ‘해령(Sea GHOST)’을 개발해 실증 운항을 마쳤다. 해령은 함정전투체계(CMS), 자율운항, 상태기반진단체계(CBMS) 등 핵심 소프트웨어를 모두 국산화해 운용 신뢰도를 높였다.
또한 멀티빔 소나를 통해 수중 지형을 3D로 스캔하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해양 모니터링·해저 탐사·기뢰 탐지 등 다양한 임무에 투입 가능하다. AI 기반 모션 플래닝 기술도 적용돼 해상 상황 변동에 따라 스스로 최적 경로를 찾는 등 고도화된 자율운항 성능을 갖췄다.
지난해 4월에는 한화오션이 해군이 발주한 ‘정찰용 무인잠수정 및 기뢰전 무인수상정 개념설계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전력화가 이뤄지면 정찰용 무인잠수정은 작전 지역에 은밀히 접근해 지속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기뢰전 무인수상정은 평시 정보 수집·분석, 전시 기뢰 탐색·소해 임무를 수행해 함정의 안전한 항로 확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해당 사업의 개념설계는 마무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화는 최근 미국 AI자율운항 솔루션 기업인 해벅AI와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양사는 향후 협력을 통해 한화오션의 함정 건조 기술과 한화시스템의 CMS·통합기관제어체계(ECS)·CBMS 등 시스템 통합 역량에 해벅AI의 자율운항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실제 무인해양체계 제품과 통합 솔루션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USV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USV 시장은 2022년 9억2000만 달러(한화 약 1조 3570억원)에서 연평균 11.5% 성장해 2032년 27억 달러(한화 약 4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와 한화가 무인 해양체계를 구성할 핵심 전력인 USV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협력과 자체 개발 모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술 우위를 선점하는 기업이 향후 글로벌 해양 무인체계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