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순이익 감소…4년 연속 역성장 그늘
지난 2월 ‘반얀트리 해운대’ 화재로 순이익 53억원 충당금 행
신명호 대표, IB전문가로 영입됐지만 관련 실적 물음표
금양 유상증자·홈플러스 CP, 잇달아 좋지 않은 결과 낳아

신명호 BNK투자증권 대표. [사진=BNK투자증권]
신명호 BNK투자증권 대표. [사진=BNK투자증권]

[중앙이코노미뉴스 김수현] 신명호 BNK투자증권 대표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의 수익구조를 탈피하고 기업금융(IB) 부문 강화를 천명했지만, 다수의 우발 변수가 등장하고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생각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올해도 역성장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BNK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7% 줄어든 109억원, 당기순이익은 60.8% 감소한 57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부진한 실적에 BNK투자증권이 지난 2022년부터 4년 연속 역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1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했지만, 지난달 6일 해당 공시를 정정하며 2024년 당기순이익을 전년 대비 0.8% 줄어든 123억원으로 변경했다.

해당 공시에서 BNK투자증권은 당기순이익 감소의 이유를 충당금 반영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2월 발생한 부산 ‘반얀트리 해운대’ 화재 사건으로 인해 급히 충당금을 확보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5월 개장을 앞뒀던 최고급 리조트인 반얀트리 해운대에서 2월 대형 화재가 나면서 근로자 6명이 숨지고 수백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시공사인 삼정기업은 3월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BNK금융은 큰 손실을 입을 상황에 처했다.

반얀트리 해운대와 관련된 BNK금융의 대출 익스포저는 약 2026억원 규모다. BNK부산은행이 1166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BNK캐피탈(455억원) △BNK투자증권(200억원) △BNK저축은행(110억원) △경남은행 95억원 등이 뒤를 잇는다.

신 대표는 지난해 취임사를 통해 자기자본 2조원, 당기순이익 2000억원 수준의 '톱10 증권사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우발적인 악재에 더해 IB부문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해당 목표 달성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신 대표는 1992년 삼성증권에 입사하며 증권업에 입문했다. 이후 △삼성증권 기업금융팀장 △SK증권 기업금융본부장 △하나금융투자 IB부문장 △유안타증권 IB 부문 대표 등을 거친 IB 전문가다. 

전임 대표였던 김병영 전 BNK투자증권 대표는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4420억원에 불과했던 자기자본을 2022년 1조64억원까지 늘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불황이 닥치자 BNK투자증권은 신 대표를 ‘구원투수’로 영입해 수익구조를 개편하고자 했다.

그럼에도 신 대표의 취임 1년간 IB부분 성적표는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BNK투자증권의 수수료 부문 수익은 10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감소했다. 특히 금융자문 수수료는 2023년보다 205억원 줄어든 302억원을 기록하며, 수수료 부문 이익은 전년 대비 6.5% 줄어든 754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해 BNK투자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한 금양의 유상증자가 무산되면서 신 대표의 목표 달성에 큰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금양은 지난해 9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4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BNK투자증권은 해당 증자를 주관하고 신규 발행 주식 중 42.2%인 487만8320주를 약 19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었다.

유상증자 예정 발행가는 주당 3만8950원이었지만, 증자 공시 후 금양의 주가가 하락을 거듭하면서 결국 지난 1월 금양은 유상증자 철회를 결정했다.

설상가상으로 금양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며 BNK금융 전반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지난달 21일 금양은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고 이에 한국거래소는 금양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 중이다.

금양과 관련된 BNK금융 대출금은 △시설자금대출 1200억원 △운전자금대출 80억원 △무역 외화대출 200억원 등 약 1480억원으로 금양이 상장폐지 될 경우 해당 자금 회수 여부가 매우 불투명해진다.

이와 함께 IB 사업 확장을 위해 선택한 홈플러스 기업어음(CP) 발행 역시 BNK투자증권의 어깨를 누를 것으로 보인다.

그간 홈플러스는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해 만기 1년 이내의 고금리 CP를 발행해 왔다. 이에 따라 높은 이자를 노린 중소형 증권사들이 해당 CP 발행에 참여했다. BNK투자증권가 지닌 홈플러스의 잔여 CP 규모는 약 220억원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2월 유동성 공급 우려 등을 이유로 홈플러스의 CP와 전단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낮췄다. 이어 3월 4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자 신용등급을 D까지 하향했다. D등급은 회사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져 원금은 물론 이자 상환 능력도 잃었다는 의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이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