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제도 개선 관망세에 7월 증권신고서 접수 ‘0건’
S2W·명인제약, 공모 흥행과 의무보유확약 ‘두 마리 토끼’

[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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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이코노미뉴스 김수현] 지난달까지 견조한 흐름을 보이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이달 들어 찬바람을 맞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는 물론 새로운 IPO 제도로 인해 상장을 관망하는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달 공모 흥행은 물론 높은 수준의 기관 의무보유를 확보한 기업이 등장하면서 그간 시장의 우려가 기우(杞憂)에 불과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O 기업 수는 42개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의 평균 47개 대비 다소 낮은 수준을 보였다. 그럼에도 스팩과 리츠 종목을 제외한 38개 종목 중 공모가 상단을 넘어선 비율은 76.3%를 기록했다. LG씨엔에스와 서울보증보험 등 대어(大漁) 상장에 힘입어 총 IPO 공모 금액은 약 2조2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평균 공모액 2조1000억원을 상회했다.

올 7~8월 역시 18개 공모 기업 중 15개가 공모가 밴드 상단에 오르며 IPO 시장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덕분에 총 공모금액은 1조2364억원으로 과거 평균 1조60억원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9월 들어와 계절적 비수기와 함께 새로운 IPO 제도가 도입되자 △에스투더블유(S2W) △명인제약 △노타 등 3종목을 제외한 다른 기업들은 증권시장으로 입성하는 것을 꺼리는 모양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은 IPO추진을 위해 상반기 실적을 기준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전형적인 비수기 시즌으로 꼽힌다”며 “또 7월 이후 IPO 시장에 적용되는 다양한 정책들의 영향을 앞두고 기업들이 시장을 관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간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중 의무보유를 확약해야 하는 비중은 30% 수준이었지만 새로운 제도로 인해 그 비중이 40%까지 높아졌다. 또 확약 신청 물량이 4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장 주관사가 공모 물량의 1%를 6개월 동안 의무 보유해야 한다.

기관은 물론 주관사 입장에서도 IPO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면서, 제도 적용 시작인 올 7월에는 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이 단 한 곳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제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달 들어 공모에 흥행하는 종목이 등장하자 잠시 주춤했던 IPO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제도 개선 후 첫 번째 IPO 주자인 S2W는 지난 기관 수요예측은 물론 일반청약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2∼8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1145.40대 1의 경쟁률를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밴드의 최상단인 1만3200원으로 확정지었고, 10~11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1973대 1의 경쟁률로 증거금은 약 5조1426억원을 끌어 모았다. S2W는 이번 성적을 바탕으로 오는 19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명인제약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흥행과 동시에 높은 의무보유확약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9~15일 진행된 명인제약의 수요예측에서 전체 참여 물량 중 99.99%가 공모가 밴드 상단인 5만8000원 이상을 제시했고, 경쟁률은 488.95대 1에 달했다. 1972억원의 공모금액이 모였고,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8468억원이 될 전망이다.

특히 기관들의 의무보유확약 참여 비율은 69.6%에 달하며 제도 변화에 따른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IPO 제도 개편이 서서히 시장에 자리를 잡는 모습에 이달 중 상장예심 청구가 계획된 케이뱅크의 세 번째 도전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무신사와 더핑크퐁컴퍼니 등 ‘흥행 보증’ 기업들 역시 하나둘 상장에 시동을 걸고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책 변화로 IPO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졌지만, 결국 옥석 가리기를 통해 상장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며 “또 최근 주식시장 역대급 상승세에 의무보유에 대한 리스크 역시 완화되면서 그간 시장 우려가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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