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올해 발행어음 취급 계획…초대형IB 재도전 본격화
베일에 쌓인 김동준 대표, 김익래 전 회장 리더십 공백 메울지 주목
![[이미지=중앙이코노미뉴스]](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01/404781_204620_4218.png)
[중앙이코노미뉴스 김수현] 키움증권이 올해 ‘초대형 투자은행(IB)’을 향한 도약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창업 회장의 장남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새로운 수장으로 오를지 관심이 모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지난 2일 올해 신년사에서 주식 외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발행어음과 퇴직연금 등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했다.
업계에서는 엄 대표가 미래 먹거리로 발행어음을 지목한 만큼, 올해 키움증권이 초대형IB 지정 절차를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 발행어음은 만기 1년 이내 원금과 약정된 확정수익을 지급하는 약속어음인데, 초대형IB 인가를 받은 증권사만 취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키움증권은 투자운용 부문 산하에 ‘종합금융팀’을 신설해, 초대형IB 지정 조건 등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초대형IB에 지정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재무건전성 확보 △대주주 적격성 △내부 통제 시스템 마련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자본총계는 4조8221억 원으로 외연 확장이라는 가장 큰 장애물을 넘은 상태다.
앞서 키움증권은 초대형IB 지정을 추진했지만, 김 전 회장이 ‘라덕연 주가조작 사건’의 파장에 휘말리면서 중도포기의 아픔을 겪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23년 4월 시간외매매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매도했는데, 해당 거래가 라덕연 호안투자컨설팅 대표와 그 일당의 시세조종 정황을 파악한 뒤 이뤄졌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김 전 회장은 같은 해 5월 대국민 사과와 함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했고, 해당 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 약 6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할 것을 약속했다.
최근 키움증권이 해당 사건의 충격과 리스크를 대부분 털어낸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그룹 전반에 지배력을 높인 김 대표가 김 전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경영 일선에 배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우키움그룹은 크게 '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키움증권→주요 계열사'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지배구조를 지녔다. 지난해 5월 기준 김 대표는 이머니의 지분 중 33.13%를 소유했고, 나머지 주식은 김 전 회장의 장녀 김진현씨와 차녀 김진이씨가 각각 6.02%를 가지고 있다. 이외 지분 54.82%는 이머니의 자기주식으로 의결권이 없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다우키움그룹의 정점에 올랐지만, 주요 계열사의 수장으로 뚜렷한 경영 성과를 보이지 못한 점이 향후 승계 작업의 걸림돌이라 지적한다.
1984년에 태어난 김 대표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코넬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 2014년 다우기술 사업기획팀 차장을 거쳐, 2016년 다우기술 이사, 2018년 다우데이타 상무와 함께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에 올랐다. 지난 2020년부터는 키움프라이빗에쿼티(키움PE) 대표에 오르면서 그룹 전반의 주요직을 거치고 있다.
지난 2018년 키움인베스트먼트의 순이익은 28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19 83억 원 △2020년 76억 원△2021년 93억 원 △2022년 19억 원 △2023년 28억 원 등을 기록하며, 김 대표 취임 이후 눈에 띌 만한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키움PE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키움PE의 연간 순이익은 △2020년 91 억 원 △2021년 167억 원 △2023년 51억 원을 기록했고, 지난 2022년에는 118억 원의 적자를 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우키움그룹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김 대표는 아직 언론에 사진 한 장 공개된 적 없는 수수께끼의 인물”이라며 “김 대표가 다우키움그룹에 본격적으로 몸을 담은지 10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으로 올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업계 전체가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