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지난해 '종투사' 등극…양 회장, 법적 리스크 해소
초대형IB 도약, 양 회장 승계 '화룡점정' 될 듯
자기자본 확보 위한 리츠 상장 흥행 여부 관심

[중앙이코노미뉴스 김수현] 대신증권이 지난해 종합투자사로 지정되며,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은 경영 능력을 증명함과 동시에 경영권 승계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향후 초대형 투자은행(IB) 승인이 양 부회장 승계의 ‘화룡점정’으로 꼽히는 만큼, 자기자본 확대의 열쇠인 리츠(REITs)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양 부회장은 고(故) 양회문 대신증권 전 회장과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대신증권에 입사했다. 2년 후 2008년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랐고, 2014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어 2021년 대신증권 부회장, 2023년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신증권 최대주주로 지분 9.65%를 소유하고 있어 차기 회장으로 확고한 지위를 갖춘 상태다. 또 지난해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관련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3세 경영’의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양 부회장의 징계 수준을 기존 '문책 경고'에서 ‘주의적 경고’로 낮췄다. 앞서 2020년 금융감독원은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양 부회장에게 '문책 경고'를 조치했다.
금융사 임원 제재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 경고 이상은 금융사 임원 취업이 3~5년간 제한되기 때문에, 양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가장 큰 장애물로 여겨졌다.
이에 더해 지난해 12월 대신증권이 국내 10번째 종투사에 올라서면서 양 부회장의 경영 체제에 ‘날개’를 단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의 초대형IB 지정을 양 부회장의 승계에 마침표를 찍을 마지막 관문으로 꼽는다. 특히 양 부회장의 모친인 이 회장이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올해 전략목표는 증권의 자기자본 4조 원 달성과 초대형 증권사로의 진출”이라고 천명한 만큼, 초대형IB 지정에 전사적 역량이 집중될 전망이다.
초대형IB 승인을 위해서는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재무건전성 확보 △대주주 적격성 △내부 통제 시스템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지난해 9월 기준 대신증권의 별도 자기자본은 3억1180억 원으로, 자본 확대가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이에 대신증권은 해당 자금을 리츠 상장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신파이낸스그룹 본사 '대신343' 전경. [사진=대신파이낸스그룹]](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01/404917_204755_516.jpg)
지난달 3일 대신자산신탁은 상장리츠인 '대신밸류리츠'와 대신파이낸셜그룹 사옥 '대신343'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대신밸류리츠사모제1호'에 대한 영업인가를 받았다고 했다.
대신밸류리츠사모제1호는 대신343을 편입하고, 대신밸류리츠가 대신밸류리츠사모제1호를 편입하는 '모자형' 구조로, 오는 1분기 프리 기업공개(Pre IPO)를 거쳐 2분기 중에 1000억 원 규모의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그룹 차원에서 지분을 출자하고, 자산을 지속적으로 편입해 자산규모 2조 원 이상의 초대형 리츠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종투사 도전 과정에서 대신343의 매각이 불발된 이력이 있고, 최근 시장에서 ‘스폰서 리츠’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만큼 리츠 상장 흥행 여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23년 8월 대신증권과 이지스자산운용과 대신343에 대한 매각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어 9월 NH아문디자산운용과의 협상 역시 불발됐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하락한 평가액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을지로 한 가운데에 위치한 대신343의 시장가치는 6500억~7000억 원 수준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 스폰서 리츠들의 신뢰 하락 역시 대신증권의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일부 대기업 중 수익성이 낮은 부동산을 리츠로 묶어 상장한 뒤 계열사 자금 지원을 위한 유상증자를 단행해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나오면 리츠에 대한 투자 열기가 전과 같지 않다.
아울러 최근 높은 리스크를 보였던 대신증권의 부동산금융 운용 역시 ‘리츠 카드'에 불안감을 주는 요인이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현재 본업과 계열 전반을 포함해 국내외 부동산금융 익스포져 리스크가 경쟁사에 비해 큰 편”이라며 “특히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 부담이 여전히 과중한 상황으로, 향후 적절한 리스크 관리가 없다면 재무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부동산PF 및 해외부동산 등 고위험자산 비중이 높아 잠재 리스크 부담이 작지 않다”며 “그룹 전반의 부동산 사업집중도가 높아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재무부담 전이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최근 문제가 되는 스폰서 리츠들의 경우 투자보다는 기업의 유동성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대신증권의 경우 시장 평가가 좋은 우량자산을 기반으로 자산 확대를 노리고 있어 다른 리츠와 차별화 된다”며 “최근 리츠 업계에서 대신증권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는 만큼 시중의 우려와 상반된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