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불황 속 호실적 눈길…'독자결제망 체제' 뿌리 내린다

[중앙이코노미뉴스 김수현] 우리카드가 최근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금융지주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등 수익성 제고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강화된 혜택을 지닌 상품을 출시하고 독자가맹점 수를 크게 늘리는 등 ‘독자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카드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1% 증가한 577억원, 당기순이익은 13.3% 성장한 332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 순이익이 가장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26.7%)와 KB국민카드(-39.3%)는 순이익이 감소했고, 하나카드의 순이익은 1.9% 늘어나는데 그쳤다.

우리카드가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타사보다 크게 늘어난 카드론 매출이 존재한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의 카드론(잔액 기준) 증가세는 우리카드가 1.29%로 가장 높았으며 △하나카드(0.26%) △신한카드(0.13%) △KB국민카드(–0.13%) 등이 뒤를 이었다.

카드론 잔액이 늘면서 같은 기간 우리카드의 순이자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2% 늘었고, 순이자마진 역시 0.92%p(포인트) 증가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일각에서는 카드론 확대로 인해 연체율이 높아지자 우리카드가 건전성 관리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우리카드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41%로 1년 전에 비해 0.24%p 상승했다. 

이를 의식한 듯 1월 우리카드의 카드론 사용액은 3389억원을 기록했지만, 2월 2664억원에서 3월 1672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또 1분기 지난해 말과 비교해 7.4% 늘린 5706원의 대손충당금을 확보하며 리스크 관리에 공을 들였다.

아울러 우리카드는 기존 보급형 카드에서는 쉽게 누릴 수 없었던 혜택을 강화한 상품을 선보이며 카드사 본연의 서비스 영역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우리카드는 ‘매스(Mass) 카드 최고 수준 할인’이라는 슬로건 아래 ‘카드의 정석2’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유사한 라인의 카드 중 최고 수준인 1.2%의 할인 혜택이 제공되고, 업종 구분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실적에 따라 연간으로는 최대 6만원의 추가 할인도 가능하다. 

지난해 3월 우리카드가 출시한 '디어쇼퍼'의 적립률은 1%에 불과했지만 연회비가 15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할 경우 ‘카드의 정석2’의 연회비 2만2000원은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23년 본격적으로 추진했던 독자결제망 확대 역시 본궤도로 오르는 모양새다.

우리카드는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독자망을 사용하지 않고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했지만, 지난 2021년부터 독자가맹점 모집을 시작했고 2023년 본격적으로 독자결제망 구축에 나섰다.

이후 지난해 4월 독자가맹점 100만점을 모집했고, 올 1분기 독자가맹점 수를 175만4000점까지 늘리며 성공적인 ‘홀로 서기’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