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손보, 디지털 포기…GA 대면영업 강화로 수익성 확보
작년 유상증자 1000억원 수혈 후 추가 확보 계획 논의 중
신한EZ손보 ,디지털GA 제휴 등 차별화 전략 승부수
4월 유상증자 1000억원 출연 이후 포트폴리오 재편 기대
"디지털보험 성장 가로막는 규제 재정비 돼야" 의견도
![보험업계의 혁신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던 금융그룹 보험 계열사들인 신한EZ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이 각 자 다른 전략을 통해 생존대결 구도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06/429637_230124_811.jpg)
[중앙이코노미뉴스 문혜원] 보험업계 혁신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던 금융그룹 보험 계열사들인 신한EZ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이 각자 다른 전략을 통해 생존대결 구도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업계 내 대표 디지털 보험사로 꼽히는 신한EZ손보와 하나손보는 수익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사업에 진출을 하는 등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다.
하나손보는 디지털 보험사를 표방한 후 만성 적자를 면하지 못하면서 그 타개책으로 지난해 경영진 인사부터 사업전략까지 과감히 재정비했다. 배성완 전 삼성화재 장기보험부문장 부사장을 대표로 임명하면서 기존 주력사업인 자동차보험 대신 장기보험 비중 확대와 영업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배 사장은 취임 첫해부터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통한 수익 구조 개선을 추진했다. 이에 '디지털' 타이틀을 떼고, 법인보험대리점(GA) 중심 대면영업으로 영업 전략을 전환했다. 하나손보가 장기보험 위주로 사업방향을 선회한 것은 디지털 보험상품이 고객 DB확보엔 유리하지만, 수익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디지털 보험상품은 설계사를 통한 계약이 아닌 일반 고객이 직접 가입하기 때문에, 상품 구조가 단순하고 보험기간이 짧으며 보험료 규모도 작다. 이러한 미니보험은 장기보험과 비교해 수익성이 낮게 산출돼, 수익을 내기엔 불리한 면이 있다.
하나손보는 올해부터 장기보험 공략을 가속화했다. 작년에는 치매간병보험을 선제적으로 출시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 최근에는 일본 중입자암치료 중개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중입자암치료는 입자 가속기로 탄소 등 무거운 원소의 원자를 빠르게 가속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초정밀 치료 방식이다.
하나손보는 자사 월납보험료 5만원 이상 계약을 보유한 모든 소비자에게 △왕복 항공 △숙박 △식사 △차량 △의료 통역 등을 제공한다.
하나손보는 앞서 주력상품 자동차보험에 대한 신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존에는 하루 단위로만 가입할 수 있었던 '원데이 자동차보험'을 1시간 단위로도 가입할 수 있는 시간제 상품으로 개편해 19일 새롭게 출시했다. 1시간 단위로 원하는 시간만큼 보험을 설정할 수 있어 짧은 시간 동안 운전할 때도 부담 없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6시간 동안만 가입할 경우 하루 보험료의 약 79% 수준으로 저렴하게 보험을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하나손보는 배타적사용권 획득 도전에도 나섰다. 지난 9일 손보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 교직원 아동학대 형사소송 변호사 선임 비용을 보장하는 새로운 위험담보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교직원이 형사소송에 기소됐을 때 보장하는 담보를 개발한 것이다.
반면, 신한EZ손보는 하나손보와 달리 디지털손보사 전략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신한EZ손보는 올해 연임에 성공한 강병관 대표의 진두지휘 하에 따라 장기 및 일반보험 부문에 주력하며 디지털손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보험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23년부터 건강보험 판매에 돌입했으며, 지난해에는 실손보험 판매 확대에 나섰다.
현재는 디지털GA사와 협업하며 신한EZ손보 상품을 탑재해 GA디지털 설계사들이 고객을 확보하도록 해 온라인채널방식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법인보험대리점(GA) 토스인슈어런스와 전략적 영업 제휴를 맺고 협업을 본격화했다. 신한EZ손보가 개발한 디지털 금융사기 피해보장 상품 '신한EZ손보 금융안심보험'을 토스 앱 '토스인슈어런스 추천 보험'에 입점한 것이다.
토스인슈어런스 소속 설계사를 위한 자체 보험상품 비교시스템 '상품 네비게이터'에 신한EZ손보의 GA 전용 상품 '이지로운 건강보험 1540'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만 15세부터 40세까지를 대상으로 설계됐다.
토스인슈어런스와 제휴를 맺기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인슈어테크 기반 시그널파이낸셜랩과 첫 제휴를 맺어 비대면 플랫폼 혁신에 박차를 가했다. 시그널파이낸셜랩은 핀테크 기업 해빗팩토리의 자회사로 보험 관리 앱 '시그널플래너'를 통해 보험 상담을 제공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이다.
시그널파이낸셜랩과는 카카오톡 기반으로 한 건강, 운전자, 주택화재, 실손보험 등을 판매 중이다. 온라인 통신판매에 100% 의존하는 디지털 손보사이니 만큼 카카오톡 기반으로 한 보험분석을 하는 시그널파이낸셜 랩과 제휴를 맺어 고객 DB를 확보, 시그널플래너라는 앱을 통해 판매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그널파이낸셜랩의 업무 특징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보험 분석과 가입 지원이다. 정규직 형태의 전문 설계사로 구성돼 앱을 통해 보험가입자와 상담을 진행하고, 보험계약을 체결한다.
현재 신한EZ손보는 계약서비스마진(CSM)에 유리한 장기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보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영업력을 넓혀가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원수보험료가 전년 대비 15% 가량 증가하는 등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아직 신한EZ손보와 하나손보는 손실을 거듭하고 있기에 실적 부진의 늪에서 탈출해야 할 과제가 있다. 신한EZ손보의 1분기 순손실은 46억원으로, 전년 동기 9억원에서 적자 폭이 커졌다. 투자손익이 적자 전환한 영향이 컸다. 9억원 흑자에서 마이너스(-) 24억원으로 33억원이 감소했다. 하나손보도 올해 1분기 -338억원을 기록해 적자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이들 디지털보험사들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건전성을 유지해 오고 있다. 신한EZ손보는 지난 3월 신한금융지주로부터 유상증자 1000억원을 획득했으며, 이에 지분율은 기존 85.10%에서 91.72%로 높아졌다.
하나손보는 지난해 7월 하나금융으로부터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확보해 냈다. 앞서 5월에는 1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재무건전성을 보완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 속에도 여전히 건전성 비율은 낮다.
실제로 하나손보는 올해 1분기 말 하나손보의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은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150.1%로 작년 말보다 3.8%포인트(p) 하락했다.
금융당국이 킥스비율 권고 기준을 130%로 완화하면서 부담은 덜었어도, 내부에서 지주에 추가 유상증자 계획에 대한 제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 추가 확보를 통해 영업전략 재편에도 계속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신한EZ손보와 하나손보가 디지털을 표방해 함께 출발했다는 측면에선 닮았으나, 향후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른 방식의 전략에 주목한다.
신한EZ손보의 경우 보험업권 전반 장기 보장성 중심으로 흘러가는 만큼 이번 유상증자 계기를 통해 건강보험 등 관련 보험상품을 개발하거나 사업 분야를 확장할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아직 타 보험사들처럼 장기보험 상품판매로 선회할 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
신한EZ손보의 한 내부 관계자는 "현재도 건강보험 상품을 판매는 하고 있지만 신한금융의 쏠 앱 통해 탑재해 판매하거나 GA디지털 제휴사를 통해 판매전략을 넓히고 있다"라며 "현재 신한 라이프와 교차 채널을 이용한 영업 확대를 모색 중이며, 디지털 채널 활용방식을 당분간 계속 진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디지털 보험사가 시장에서 발돋움하려면 소비자 중심의 자율적 가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격 경쟁력'에 대한 마케팅 구조와 IFRS17 제도 기반에 바탕을 둔 자본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 회계 제도 하에서 장기보험이 CSM 확보에 유리하고, 단기보험만으로는 꾸준한 원수보험료 수입을 거두기가 어렵다"며 "디지털 보험사가 사업 다각화로 사업확장이 가능하려면 디지털 보험사에 맞지 않는 마케팅 규제를 개선해야 하는데, '사업비 예실차 위험액 통제기준의 차등 적용'을 통해 기존 설계사 중심 산업 틀에서 디지털에 맞는 새로운 규제 체계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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