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예별손보 출범…MG손보, 체질개선 작업 분투 
직원 55%고용 합의, 인건비 연간 300억원 절약 예상
부실자산 채권 예보 청산 진행 중…예보기금 수혈 예정 
손해율 높았던 실손·암·실비보험 등 계약 일정부분 정리

 MG손해보험 정리를 위한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이 매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체질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각 사]
 MG손해보험 정리를 위한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이 매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체질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각 사]

[중앙이코노미뉴스 문혜원] MG손해보험 정리를 위한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이 매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체질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11월이나 12월 말까지 공개매각에 나설 예정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량 인수자가 나타날지 여부가 관심사다. 만약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5대 손해보험사들에게 계약을 이전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 고용승계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MG손보 노동조합과 고용승계 등에 대한 합의를 최근 완료하고 9월 중 '예별손해보험'을 출범할 예정이다. 예별손보는 예보가 100% 출자해 설립하는 가교보험사다. 

지난달 14일 MG손보 노조는 금융당국 고용 승계 비율을 55%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구체적으로 △채용인원 △보수 수준 △고용형태 및 미채용 인원에 대한 구직 지원 등에 합의했다. 

이렇게 되면 향후 회사가 인수될 시 고용되는 직원들의 인건비는 줄어든다. 지난 2024년 기준 MG손보의 연간 인건비가 약 550억원이었다면, 앞으로 예별손보 연 인건비는 250억원으로 연간 300억원 절감되는 셈이다. 이는 조직 슬림화를 통해 인건비를 줄여 매각 여건을 개선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MG손보는 내부적으로 정상매각 방향을 위한 체질개선에 고군분투 중이다. 우선, 예보는 MG손보의 자산·부채를 청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1분기 기준 MG손보의 자본 총계는 -244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MG손보는 예보기금 수혈 등을 통해 우량자산만 확보해 손해율 없는 보험 계약의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상 계약이전 및 전산 설비 구축 등에 드는 비용은 국고 등 공적 자금이 아닌 보험사들이 계약자 보호를 위해 이미 적립해 놓은 예금자보호기금을 통해 충당한다. 적립된 기금 중 계약이전에 사용할 수 있는 항목 규모는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투입 규모는 MG손보가 공개매각 후 실사 과정 등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MG손보는 손해율이 높은 일부 상품에 대한 전략적인 정비에 나서기도 했다. 일례로, 실손·실비보험, 암보험 등의 상품들을 일부 판매중단하거나 보장금액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손해율을 개선했다.

MG손보가 보유한 보험계약은 지난 3월 말 기준 약 151만건이다. 이 가운데 90%가량이 질병, 상해보험 등 조건이 복잡한 장기보험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보험계약자는 개인 약 121만명, 법인 약 1만개사다.

예보는 연내에 '예별손보' 공개매각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중에는 투자안내서(IM) 배포 및 예비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만약 공개매각이 불발될 경우 내년 말까지 상위 5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보)에 계약을 분산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내에선 MG손보의 가교보험사 '예별손보'에 관심을 보이는 금융사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없는 상황이다.

2020년부터 적자가 이어진 탓에 자산건전성이 취약하고 자본확충 부담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현재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18.2%로 법적 기준(100%)에 크게 못 미친다.

업계 일각에서는 MG손보가 청·파산 쪽이 아닌 5대 손보사 계약이전 방식 또는 정상매각 방향 두 가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결정돼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론 정상매각이 설사 진행된다고 해도 우량 인수자가 나타날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MG손보는 시장에서 추가 자본 확충 규모를 포함해 인수 시 필요한 자금을 최대 1조원까지로 예상하고 있다"며 "추정 매각가액인 2000억~3000억원에다 금융당국에서 K-ICS 적용 압박 등 상황들을 고려하면 인수자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MG손보가 이전보다 가볍게 체질 개선을 끝낸다고 해도 직원들 위로금 지급 여부 등도 인수 조건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5대 손보사로 계약이전 할 경우에는 해당 손보사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더 크게 늘어날 수 있어 당국에서도 MG손보를 정상 매각하는 방향을 원하는 것으로 안다"며 "MG손보는 우량계약과, 보유계약 관리 강화로 견실경영 기조를 지속해야 해야 하고, 최대한 부실자산을 청산을 하기 위해 예보와 함께 여러 방법으로 노력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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