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MG손보→예별손보로 허가 '계약 이전·재매각' 동시 추진
롯데손보, 재매각 여부 관심사...자산건전성 킥스비율 개선 과제
KDB생명, 연내 유상증가 계획·조직정비 등 추진...정상화는 "글쎄"
BNP카디프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인수 검토 불발...매각 난항
김성준 금융위원회 보험 과장 3개월만 '대통령실 행'…M&A봉합 기대
금융당국 부채할인율 적용 방안 검토 '단기처방' …정부차원 개입필요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와 있는 일부 보험사들의 주인 찾기 향방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동양 ·ABL생명의 경우 우리금융 자회사 품에 안았지만,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KDB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카디프생명)의 경우에는 매각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진= 각 사 제공, 편집]](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07/436743_237354_1045.jpg)
[중앙이코노미뉴스 문혜원]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와 있는 일부 보험사들의 주인 찾기 향방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동양·ABL생명의 경우 우리금융 자회사 품에 안았지만, MG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KDB생명·BNP파리바카디프생명(카디프생명)의 경우에는 매각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여기에 신 회계제도에 의한 건전성 하락 이슈로 인해 자금 확보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까지 겹쳐 인수 기회가 점차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에 대해 보험사들이 충분히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지만, 이 같은 대책은 오히려 '단기 처방'에 그칠 수 있어 자산부채규모가 큰 보험사들의 매각은 정부 차원에서 구조개혁 관련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은 지난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수차례 매각 절차가 불발됐지만, 최근에는 정권이 바뀌고 나서 기조가 조금 바뀌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교보험사(가칭 예별손해보험)에 대해 보험업 조건부 허가를 의결하고, 계약 이전과 재매각을 동시 추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3분기까지 MG손보의 모든 계약을 예별손보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예별손해보험은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해 설립하는 가교보험사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있는 MG손해보험의 자산, 부채를 이전받아 보험 계약의 유지 ·관리 업무를 수행할 목적으로 운영된다.
다만, 적합한 인수자가 없어 재매각 실패 시 계약자들의 보험계약을 다른 5대 보험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삼성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로 이전하는 절차로 진행될 계획이다.
MG손보는 올해 1분기 기준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2441억원으로 드러나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내려앉았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도 금융당국의 경과 조치 후 -18.2%로 나타났다.
롯데손보의 경우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롯데손보는 2024년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한 이후 매각이 계속 불발된 상황이다.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매각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상품포트폴리오 개선, 전속 설계사 채널 확장 등 외형확장에 노력을 기울였으나, 적합한 인수자가 나타나질 않아 매각이 답보에 놓인 상태다.
최근에는 자산건정성 지표인 킥스비율이 떨어지면서 자본확충을 해야하는 문제가 떠안아졌다. 롯데손보의 킥스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19.93%이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3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자본총계 수준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7942억3949만4165원으로 전년(1조3016억6050만9951원) 대비 2배 가까이 축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손보 당기순이익은 242억원으로 전년(2856억원) 대비 91.52% 감소했다.
생명보험사 중에선 KDB생명, BNP파리바카디프 등이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KDB생명은 2010년 산업은행에 인수된 후 적자와 재무건전성 문제로 매각이 번번이 무산됐다.
산은이 KDB생명의 건전성 개선을 위해 투입한 자금만 1조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KDB생명은 최근 전례 없는 자본잠식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회사 정상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설계 조직 안정화 및 보험대리점(GA) 채널 효율성 관리 등 채널 정비에 나섰지만, 건전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서 매물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KDB생명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전 40.6% 수준이다. 경과조치 후 킥스 비율은 163.9% 수준이다.
프랑스계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한국 시장 철수 방침에 따라 원매자를 찾고 있다. K-ICS비율은 다른 매물 보험사와는 달리 재건전성은 좋은 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은 304.61%로 높은 수준이다.
다만, 순이익 실적 면에선 약한 편이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올해 1분기 3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년 연속 순손실을 보였다.
자산총계는 2조7140억원인 소형 생보사로 이 중 부채는 91%에 달하는 2조4710억원이다. 자기자본은 2430억원 수준이나 지난해 3분기 순손실 68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48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난달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를 추진하려 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인수 후 추가 비용 투입 등 문제로 인해 실사만 진행하다가 막판에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금융지주는 다른 보험사 인수를 위한 밑작업을 위해 다양한 매물을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장기 매물이 된 이들 보험사들의 매각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자본 규제와 회계 복잡성이 높아진 점이 높은 장벽이 됐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MG손보의 경우에는 한시적인 가교보험사임을 감안해 지급여력(K-ICS) 비율 유지 등 계속기업을 전제로 하는 일부 허가 요건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했지만, 자본확충 과제는 필수 요건으로 남아있다.
MG손보는 올해 1분기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이 -18.2%에 달한다. 이는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크게 밑돌고 있다. 정상화를 위해서는 수천억 원대의 추가 자본 확충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롯데손보는 최근 유상증자 확보 계획에 대해서도 시사했으나, 당국은 규모나 일정 등이 구체적이 않다며 자세한 계획안을 제출하라고 무리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는 이르면 이달 중 롯데손보와 관련해 안건소위원회를 열고, 다음 달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롯데손보의 적기시정조치 여부를 결정하는 일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에 금융위로 전달된 금감원의 경영실태 평가 결과인 '자본적정성 4등급'이 확정될 경우 롯데손보가 적기시정조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적기시정조치는 전성이 악화된 금융기관에 정부가 개입해 경영 개선을 요구하는 제도다.
최근에는 금감원이 보험사들의 자기자본확충 어려움에 대한 목소리를 경청해 자본규제 속도를 늦추는 식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험사 부채 할인율 현실화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부채 할인율을 국고채와 같은 선도금리를 적용하도록 했는데, 시장금리도 반영케 해 1~3년 안팎동안 보험사들이 자본금을 만들 수 있게 시간을 벌게끔 늦추도록 하겠다는 방안인 것이다.
보험 부채 할인율은 시장금리 등과 연동되는데, 부채(보험상품) 듀레이션이 자산(채권) 듀레이션보다 길면 금리 하락 시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이 증가한다. 이를 당국이 현실화하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당국의 방안은 결국 '단기 처방'에 가까울 뿐,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라는 진단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에 규제관련 요건자체를 완화시켜주고 자기자본 확충에 대한 시기도 늦춰 철수 위기에 놓인 보험사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하는 뜻도 있겠지만, 보험사들의 자산·부채관리(ALM) 역량관리는 원래 각 사 자본 상황에 맞게 추진해야 하는 게 올바른 시장 워킹 방향"이라며 "현재 국내 보험사들의 수는 너무 많은 것도 문제다. 부실 가능성이 높은 보험사들은 철수 절차를 밟고, 자본력이 큰 보험사들과 합동 연횡하는 식의 다른 생존전략 방식을 취하는 것도 원활한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4월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으로 임명된 김성준 전 보험과장이 3개월만에 대통령비서실로 파견 가면서 업계에서는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 MG손해보험 재매각, 법인보험대리점(GA) 수수료 개선 등 민감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베테랑이 복귀해 보험사 매각 추진에 대한 중대한 업무를 맡게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6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금융위 재직 시절 아끼고 신뢰했던 김성준 과장을 불러들였다. 김성준 전 금융위 보험과장은 대통령실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인 경제수석실에서 역할을 수행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김성준 전 금융위 보험과장이 대통령실로 간 배경은 보험사 매물에 대한 정책 방향은 금융위가 권한을 가지도록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대통령실에서 전담하려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매물로 나와있는 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매각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므로 차라리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부실 저축은행 사태 관련 정리하듯이 신속 정리제도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들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보험업계는 13년 전 저축은행 사태와 같은 부실 위기와 닮아 있다"면서 "신 회계제도로 인한 무리한 영업방식은 결국 건전성 위기라는 결말을 낳았고, 향후 M&A시장에 보험사들의 매물은 계속 나올 것"이라며 "당국이 자기자본 압박을 하는 제도라는 기본로드맵 아래 부채 할인율 적용한 규제완화를 추진한다 한들 결국 부실정리해야 할 보험사들은 정리해야 한다. 짧은 시간에 영업이익 성과를 내든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텐데, 오히려 공격적인 영업방식과 같은 다른 꼼수가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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