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ABL생명 노조, 15일 정부서울청사 앞 기자회견
“다자그룹, 우리금융 핑계대며 고용보장·보상방안 협상 회피”
노조, 우리금융에 관련 방안 요구했지만 ‘묵묵부답’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생명·ABL매각 공동대책위원회’는 15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자그룹과 우리금융에게 고용보장 등의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중앙이코노미뉴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생명·ABL매각 공동대책위원회’는 15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자그룹과 우리금융에게 고용보장 등의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중앙이코노미뉴스]

[중앙이코노미뉴스 김수현] 최근 우리금융그룹과 인수합병(M&A)를 추진하고 있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직원들이 현 경영주체인 중국 다자그룹에 ‘먹튀’를 멈추고, 인수자인 우리금융과 함께 직원들에 대한 고용보장과 보상방안 등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15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생명·ABL매각 공동대책위원회’는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노조는 “중국 다자그룹은 10년 만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매각하고 한국에서 철수를 진행하고 있지만 그간 회사에 기여한 직원들의 고용보장과 보상방안 요구에는 핑계를 대면서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자그룹은 고용 관련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우리금융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우리금융 측은 금융위원회의 승인 절차가 완료된 후 관련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다자그룹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성장을 위해 헌신한 직원들을 외면하고 우리금융의 동의가 없다는 핑계로 고용보장과 보상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성토하며 “다자그룹이 직원들의 고용보장과 합당한 보상방안을 즉각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결코 중국 자본의 먹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 부위원장은 “우리금융에게 최소한의 상식과 책임을 기대했지만 노조의 공식적인 대화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우리금융은) 마치 점령군처럼 회사를 차지하고 들면서 정작 함께 일해 온 사람들에 대한 어떤 존중과 배려조차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3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이사회 의장을 만나 다자그룹의 입장을 확인한바 있다. 이때 일부 인사는 고용보장과 보상방안에 대해 인수자인 우리금융이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로 책임을 미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 3일 우리금융측에 직원들의 고용보장과 매각에 따른 보상방안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지만, 답신 요구 기한인 지난 7일을 넘기고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김태갑 사무금융노조 생명보험업종 본부장 “다자그룹에 고용보장과 단체협약 승계, 직원들의 노고에 대한 적절한 보상 등을 요구했지만 무책임한 답변만 돌아왔다”며 “중국 자본의 속성상 매각이 승인되고 잔금이 치뤄지면 다자그룹은 ‘나 몰라라’하고 한국을 떠날 것이고 노조는 고용보장과 근로 조건을 위해 우리금융을 상대로 극단의 투쟁을 전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MG손해보험의 매각이 노동조합의 반대에 의해 무산된 바 있다”며 “노조는 그런 상황을 결코 원하지 않기 때문에 다자그룹과 우리금융은 고용 안정 등의 현안을 즉각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선미 동양생명보험지부 지부장님 “우리금융은 두 보험사를 동시에 인수하는 패키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동종업체인 두 회사를 인수한다면 중복 인력 문제는 피할 수도 없고 구조조정 가능성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 지부장은 “우리금융은 인수 심사가 승인되지 않아 노조와 대화 자격이 없다고 하지만, 두 회사의 광범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말과 행동이 맞지 않다”며 “우리금융는 최근까지 두 보험사 인수 이후 우리금융 각 자회사와 시너지 효과를 검토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심지어 일부 부문에서는 올해 사업계획 제출을 요청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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