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허미미, 탁구 신유빈 등 유망주 발굴 및 후원
2011년부터 '신한 루키 스폰서십' 통해 비인기종목 활성화 기여
핸드볼·스키협회 등 단체 후원…신한카드·라이프 등 그룹사 동참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중앙이코노미뉴스 정재혁]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국내 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한 '키다리아저씨'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주목도가 덜한 비인기종목들을 중심으로 후원을 지속하며 유망주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회사 차원의 스포츠 종목 후원은 그 자체로 사회공헌의 목적이 크지만, 브랜드 마케팅 효과 측면에서도 중장기적으로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KB금융그룹의 경우 과거 피겨스케이팅 유망주였던 김연아 선수를 발굴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누린 바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3월 남자 유도 국가대표인 김민종·이준환 선수와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김민종 선수는 지난 2024년 파리올림픽 남자 +100kg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유도 역사상 36년 만에 최중량급 최고 기록을 세운 대한민국 유도 간판스타다. 이준환 선수 역시 2024년 파리올림픽 남자 81kg 이하급 및 혼성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주목받았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조만간 여자 유도 국가대표인 허미미 선수와도 후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2002년생인 허미미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kg 결승에 진출해 은메달을 획득한 특급 유망주다. 

특히 허미미 선수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재일교포 출신이자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개인사를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게 된 진옥동 회장이 허미미·미오 자매 지원 방안을 찾기 위해 대한유도협회에 직접 연락을 지시한 것은 유도계 유명한 일화다.

신한은행은 후원 협약을 통해 선수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2028년 LA 올림픽 등 국제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8월 본사에서 파리 올림픽에서 훌륭한 성과를 낸 후원 선수들을 초청해 축하와 격려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사진 왼쪽), 허미미 선수(가운데), 신유빈 선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8월 본사에서 파리 올림픽에서 훌륭한 성과를 낸 후원 선수들을 초청해 축하와 격려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사진 왼쪽), 허미미 선수(가운데), 신유빈 선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유도 외에 신한금융의 비인기종목 유망주 발굴 및 후원이 빛을 발한 대표적인 사례는 여자 탁구 신유빈 선수다.  

비인기종목 유망주 발굴 프로그램인 '신한 루키 스폰서십'을 통해 14세 때부터 지원을 받아온 신유빈 선수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12년 만에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이어진 단식에서는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으나 20년 만에 4강에 오르는 등 우리나라 여자 탁구의 간판으로 성장했다. 

신유빈 선수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 획득 이후 신한금융에 방문해 후원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임직원들을 위한 사인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2011년부터 국제적인 선수로 성장할 기량을 갖추고 있지만 훈련 여건이 열악한 비인기종목 유망주를 발굴해 지원하는 '신한 루키 스폰서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체조 도마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양학선 선수를 시작으로, 신유빈 선수가 14세였던 2018년부터 국제대회 출전을 위한 훈련비 등을 지원해 왔다.

이와 함께 제2의 신유빈 발굴을 위해 유예린, 권혁 선수 등 대한민국 탁구 유망주를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2021년에는 스포츠클라이밍의 서채현·이도현 선수, 브레이킹의 김예리 선수를 후원했으며, 2023년부터는 스노보드 유망주 이채운·최가온 선수 등을 지원하며 비인기종목 스포츠 활성화 및 선수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 오른쪽)과 이승훈 선수가 후원 협약식에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 오른쪽)과 이승훈 선수가 후원 협약식에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이밖에도 신한금융은 지난달 30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을 앞둔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 이승훈과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10년 간 대한스키협회를 후원하고 있는 신한금융은 최근 환율 급등에 따라 선수들의 해외 전지훈련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소식을 접하고, 현직 소방공무원인 부모님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덕분에 더욱 가파른 성장을 거듭해 오고 있는 이승훈의 후원을 결정했다.

진옥동 회장은 “지난 아시안게임 결선에서 부상으로 안대를 착용한 채 경기에 임했던 이승훈 선수의 강한 정신력은 소방공무원인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자산”이라며 “신한금융은 어린 나이에도 이승훈 선수가 더욱 강인한 마음을 갖고 세계무대에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비인기종목 지원은 선수 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한금융은 지난 2023년 5월 대한핸드볼협회와 3년 후원 계약을 맺고 각종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핸드볼 남녀대표팀을 다방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신한금융과 대한핸드볼협회는 '핸볼 페스티벌' 개최를 통해 유소년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핸볼'은 대한핸드볼협회가 핸드볼의 저변확대를 위해 지난 2021년에 만든 학교형 스포츠로, 학교 체육 활동에 적합하도록 기존 핸드볼을 변형한 스포츠다.

한편, 신한금융의 비인기 스포츠 지원 정책에 그룹사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신한카드는 2023년 11월 첫 출범한 핸드볼 통합리그 'H리그'의 첫 번째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신한라이프는 지난달 21일 대한철인3종협회와 공식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 철인3종은 수영, 사이클, 달리기를 결합한 건강과 도전의 상징으로 최근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며 생활체육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날 협약식은 이영종 사장을 비롯해 맹호승 대한철인3종협회장, 국가대표 선수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앞으로 신한라이프는 메인 스폰서로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2026년 아시안게임과 2028년 올림픽 등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후원한다. 또 비인기 스포츠 종목 후원을 통해 생활체육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일반인이 참여하는 철인3종 경기를 지원하며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통해 저변 확대를 돕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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