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주 KB국민은행장 "고객맞춤형 서비스 강화...AI 업무 효율화 고민"
정상혁 신한은행장 "비이자이익 성과 내야...MZ 신규고객 유치 총력"
정진완 우리은행장 "스테이블코인 공략...보험사 편입 후 고령화 대응"
이호성 하나은행장 "소상공인 중심 상생 강화...기업대출 다각화"

4대 시중은행장들이 하반기(7∼12월)를 맞아 월례·분기 조회를 열고 지난 상반기 성과방향에 대해 가다듬고, 하반기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사진=각 사]
4대 시중은행장들이 하반기(7∼12월)를 맞아 월례·분기 조회를 열고 지난 상반기 성과방향에 대해 가다듬고, 하반기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사진=각 사]

[중앙이코노미뉴스 문혜원] 하반기 주요 시중은행들이 새 정부 출범 이후 대출규제 및 AI전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가계대출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대출이나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수장들은 하반기 월례·분기 조회를 열어 지난 상반기 성과를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지난 4일 하반기 월례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이환주 은행장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2분기 실적관련 금리하락, 경기 침체 등 녹록지 않은 영업환경 속에도 시장여건 개선에 힘입어 비이자이익 증가, 적정 수준의 여신성장을 통해 이자이익 방어가 뒷받침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연체율이나 NPL 등이 상승해 '건전성지표'에 영향을 미친 점은 다소 아쉽다"며 건전성 관리에 신경써줄 것을 당부했다.

KB국민은행의 하반기 영업전략 방향으로는 △기업금융 △WM(자산관리) △CIB(기업금융중심투자) △자본시장 △플랫폼 등 각 테마별 고객 Biz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환주 은행장은 또 "고객중심의 니즈 파악을 재정의해야 한다"면서 " '진짜금융'을 제공하기 위해선 정밀하고 세밀한 고객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은행장은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만든 'AI 에이전트 도입'과 'AI 챗봇 고도화'등 관련 대비를 위한 AI 기술을 활용한 업무 효율화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하반기 전략 메시지를 통해 '내실 경영'과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1분기에 비해 비이자이익 성과부문이 약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하반기에는 성장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정 은행장은 "자산성장과 리테일상품 관련 5월 이후 하향곡선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아쉽다며 부수업무 관련 자금관리시스템(CMS) 확장에 집중해줄 것을 당부했다.

기업자금관리시스템(CMS · Cash Management Service)이라 불리는 CSM거래는 기업맞춤형 영업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국군 기관이나 공공기관 등에 가상계좌를 만들어 물품 결제와 급여이체, 입·출금을 관리한다. 일종의 '사이버 지점'의 영업 방식라 통칭하며, 기관과 운용하는 자금을 유치하는 효과를 얻어 주거래 은행에 대한 장점이 있다.

정 은행장은 이밖에도 미래 잠재 고객인 MZ세대의 고객 확보유치가 아쉽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땡겨요, 헤이영캠퍼스, KBO 제휴사업 확대 등을 통해 신규고객 유치에 힘써달라고도 당부했다. 

특히 정 행장은 1999년부터 '선택과 집중'이라는 슬로건 아래 기업금융 담당 전담역(RM)과 리테일 영업간 분리한 이후 성과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은행 관계관리(RM)을 활용해 리테일영업의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정 행장은 RM 평가를 강화하고자 'RM One Team' 협업 항목을 신설했다. 영업 협업 성과를 50점 배점으로 평가해 시너지 창출을 유도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27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CEO메시지를 전했다. 상반기 '내부 효율화'를 위한 변화에 주안점을 뒀다면, 하반기에는 고객 중심 내실 성장에 기반해 △개인 △기업 △뉴WON 등 모바일 플랫폼 통한 차별화에 대한 신사업 진출에 집중할 것을 제시했다. 

이밖에도 정진완 은행장은 △KPI 절대평가 △퇴직직원 재채용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점을 강조하면서 공정한 성과중심과 고령자가 된 직원을 배려하는 업무효율화를 동시에 강점으로 내세웠다. 

정 은행장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맞춰 △스테이블코인 비즈니스모델 발굴 △외국환거래 고객기반 확대 △AI시스템 내재화 등을 추진할 것을 언급했다. 동양·ABL생명보험사 편입에 따른 통합자산관리체계 구축으로 초고령 사회에 대응하겠다고도 밝혔다.

특히 새 정부가 추진하는 주4.5일제 도입과 AI전환 등에 대한 변화를 맞이해 △고객라이프스타일 △근로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영업모델과 업무모델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정진완 은행장은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고객과 내실이라는 우리 업무의 본질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 수를 늘리는 영업을 지속하고 앞으로 고객이 가장 먼저 찾는 은행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타 은행과 달리 전략회의를 필요시 수시로 진행 중이다. 이번 하반기 전략회의는 지난달 말에 진행됐다. 이호성 은행장은 이날 지역과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경영을 강조했으며, 이에 따라 소상공인들과 중·서민들을 위한 실질적인 금융지원에 앞장선다. 

하나은행은 앞서 지난 14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경제 활력 제고차원에서 지역신용보증재단에 300억원을 추가 특별출연해 약 375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실시한 바 있다. 경제위기에 수출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에 약 107억원을 추가로 특별출연해 42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도 나섰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영업전략 방향에 대해서는 대내외 불확실한 업황 속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고객 중심 영업문화를 공고히 하는 기조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탄탄한 기반 고객 중심 구축을 위해 공적연금 등 결제성 고객확보 유치로 리테일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특히 고령층, 외국인, 소상공인 등 금융 취약계층 특화점포가 강점인 만큼 시니어·외국인·소호대출·FX(글로벌 외환)시장에서의 새로울 기회발굴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소호대출 △기업대출 특판 한도 증액 및 금리혜택 등을 통해 대내외 경제여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적극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기업대출에서는 △소호대출 △정책대출 △특판대출 △시니어 상품 등 지점 특성에 맞게 영업환경 기반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비이자수익, 소상공인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이러한 판매 전략은 △연금더드림 라운지 △소상공인 특화점포 △외국인 특화점포 등 기존 특화점포와 함께 시너지를 내면서 충성·신규 고객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특화점포 영업전략에 대한 KPI성과지표에도 배점 항목을 넣어 반영했다. 각 지점들의 지역별·점포별 특성을 고려해 '전략배점'을 통한 공정한 평가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점별 맞춤형 평가제도를 도입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호성 은행장은 올해 은행장 초임 시기 △고객 중심의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디지털 사업의 추진력 증대 △고객 관리 체계 개선 △본점 조직 슬림화 등을 핵심과제로 내세운 바 있다. 

이호성 은행장은 CEO메시지 통해 "조직을 믿고 협업하는 'ONE-팀' 정신으로 하반기에도 고객 중심 속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동력으로 삼겠다"라며 "아울러 기업금융 강화를 통해 중소, 소상공인 기업들에게 적시에 필요자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자"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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