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피해 여파 롯데 계열 전반으로 확산...고객 혼동 불신 증폭
MBK 인수 당시 ‘롯데’ 브랜드 사용 조건...계약금액에도 반영
그룹, 신뢰 하락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강력 항의와 조치 촉구

롯데월드타워. [사진=윤남웅 기자] 
롯데월드타워. [사진=윤남웅 기자]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롯데카드 해킹 사고의 여파가 롯데그룹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롯데카드는 현재 MBK파트너스가 대주주인 독립 법인이지만, ‘롯데’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고객 혼동이 이어지며 그룹 이미지가 훼손되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201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금융·보험 계열사 지분 보유가 불가능해지면서, 2019년 롯데카드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고객들은 여전히 롯데카드를 그룹 계열사로 인식하고 있다. 이번 해킹 사태로 인해 롯데는 브랜드 신뢰 하락, 매출 감소 등 회복이 어려운 유무형의 피해를 입었다는 지적이다.


고객 오인 피해, 그룹 매출에도 직격탄


유통·식품·관광 등 다양한 영역에서 롯데를 이용해 온 고객들은 해킹 사고를 계기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카드 고객 이탈이 현실화되면,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그룹 내 사업장에서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롯데카드를 계열사로 오인한 고객들이 느끼는 신뢰 하락은 단순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무형의 타격으로 꼽힌다.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점은 롯데카드가 그룹 임직원 전용 카드 발급 업무도 맡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고에서 임직원 개인정보 일부가 유출된 정황까지 확인되며 그룹 내부 불안도 커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롯데’ 브랜드 가치 훼손과 고객 신뢰도 하락 등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롯데카드 측에 강력히 항의하고,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한 조속한 조치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MBK, 인수 당시 브랜드 사용 요구”


본지(중앙이코노미뉴스)는 롯데그룹에 ‘왜 독립 법인인 롯데카드가 여전히 ‘롯데’ 브랜드를 쓰고 있느냐’는 점을 물었다.

이에 대해 그룹 측은 “MBK파트너스가 인수 당시 ‘롯데’ 브랜드 사용을 지속하는 조건을 요구했고, 이 부분이 계약금액에도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브랜드 사용 허용이 아니라, 인수 협상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결정된 사안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사태처럼 브랜드 신뢰 훼손으로 그룹 이미지가 직격탄을 맞는 상황에서는 당시 결정이 뼈아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롯데카드는 지난 18일 ‘사이버 침해사고에 대한 대표이사 사과’ 제목의 공문을 롯데그룹에 전달했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는 “롯데그룹과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소중한 고객들에게 불편과 염려를 끼친 것에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또한 조 대표이사는 “고객 보호 조치를 즉시 시행하고, 하루빨리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고로 인한 혼란이 종료될 때까지 대표이사로서 끝까지 직접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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