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전 부사장, 홍상표·이성원 상무 외 10여명 이직 가능성
영업 및 상품개발 등 핵심인력 유출 가능성에 조직 '뒤숭숭'
사측 "대거 직원 이동설 관련 확정된 사항 없어" 강력 부인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와 곽희필 ABL생명의 친정인 신한라이프 내 현직 임원과 다수의 임직원들이 동양생명 또는 ABL생명 이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이동 여부에 주목된다. [사진=각 사 제공 캡처 편집]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와 곽희필 ABL생명의 친정인 신한라이프 내 현직 임원과 다수의 임직원들이 동양생명 또는 ABL생명 이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이동 여부에 주목된다. [사진=각 사 제공 캡처 편집]

[중앙이코노미뉴스 문혜원] 신한라이프 전현직 임원들의 동양·ABL생명 이직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당초 2~3명 정도로 예상됐던 이동 규모도 최대 10명이상이 될 것으로 보여, 보험사들 간 대규모 인력 이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 내 영업조직 핵심 임원으로 알려진 김범수 전 부사장과 홍상표 B2B그룹장, 이성원 마케팅그룹장이 빠르면 다음 달 동양생명으로 가는 것이 확정됐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이들에 더해 영업과 상품개발팀 등 임직원 10명 이상 다수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으로 이직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면접을 여러 번 진행해 일부는 이직 확정에 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돌고 있다.

한 신한라이프 내부 관계자는 "이성원 마케팅그룹장은 얼마 전 동양생명에 면접을 봤고, 면접 결과가 좋아 동양생명 이직이 확정된 상황"이라며 "김범수 전 부사장과 홍상표 상무도 동양생명으로 합류하기로 결정됐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이달까지만 신한라이프에서 근무하고, 7월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우리금융 자회사로 본격적으로 편입하게 되면 7월 중순 이후 업무를 볼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김범수 신한라이프 부사장은 지난달 말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퇴사 직전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동양생명에 합류하기 위해 사임을 결심한 것이 아니냐는 설이 나온 바 있다. 

1978년생인 김 부사장은 오렌지라이프에서 경영조정부장과 FC본부장을 역임했고, 신한라이프 출범 이후에는 FC1사업그룹장을 거쳐 FC사업그룹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홍상표 상무는 1974년생으로 오렌지라이프 상품개발챕터장과 FC채널전략부장을 맡은 바 있는 영업과 상품개발 전문가다. 신한라이프로 출범 후에는 2021년부터 FC1사업팀장, 영업기획챕터장, 상품기획본부장 직무대행을 거쳐 GI추진단장을 맡았다.

이성원 상무는 신한라이프 자회사인 신한금융플러스 설립 당시 신한생명 전략기획을 담당했다. 대면 GA를 총괄했으며, 2023년부터는 TM부분을 신설해 TM부분, GA부분으로 나뉘어 운영하도록 하는 등 영업쪽으로 활약을 한 인물로 알려진다.  

그러나 사측에서는 해당 임원 및 다수 임직원들의 동양생명 합류설을 강력 부인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나오는 이야기를 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현재는 이동 여부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상품개발과 영업 쪽 핵심 인력이 타사로 유출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보험은 복잡한 상품 구성과 맞춤형 판매가 필요한 특성상 상품개발 분야와 영업 분야가 핵심부서로 꼽힌다.

인재 유출 및 조직 축소 등을 우려한 신한라이프 측에선 외부 영입을 위해 일부 타 경쟁사 임직원들에게 개별 접촉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 접촉 중인 곳은 흥국생명, DB손해보험으로 알려졌다. 상품개발이나 영업쪽 경력이 오래된 임직원이 주 타깃이다.

2023년 무렵에는 신한금융그룹의 여성할당제 육성 목적으로 라이나생명 출신 여성 직원을 영입한 바 있다. 해당 직원은 신한라이프 내 상품개발부 팀장급으로 배정, 현재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동양생명 대표 후보에 성대규 단장을, ABL생명 대표 후보에 곽희필 전 신한금융플러스 대표를 추천하면서 신한라이프 내 핵심 경영진과 직원들을 영입하는 방향은 예정된 수순으로 바라보고 있다. 

두 대표가 과거 오렌지라이프 출신이라는 점에서 닮은꼴을 갖고 있어 현직 신한라이프 경영진들이 주 영입 타깃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동양생명 이직설에 거론된 해당 임원들의 경우 장기성과급 4년치가 신한금융그룹 내에 남은 상태서 과연 쉽사리 타 경쟁사로 이직할지에 대해선 의문이라는 시선도 있다. 이들 임원들의 미지급된 연간성과급의 장기보수(4개년치)는 10억원 안팎을 수령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핵심 임원들의 경우 임기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서 충분한 장기성과 보수금 등을 받아야 하는데, 과연 타 경쟁사로 이직을 현실화 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지주 내 퇴임 임원에 대한 별도의 퇴직금과 성과보수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안다. 만약 임원들이 이직을 이유로 퇴사시 그룹의 이사회 통해서 보수 한도 내에서만 지급이 가능할지 논의는 할 것 같지만, 미지급 보수를 남겨두고 타사로 이직하기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사들의 임원에 대한 성과보수의 경우 3년 뒤 성과 관련 평가를 통해 재무상황을 토대로 집행하고 있다. 회사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회사는 핵심 경영진들의 성과보수 중 40% 이상을 최소 3년간 이연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연비율과 지급 기간 등은 사전에 정한 방식에 따른다.

한편, 우리금융그룹 자회사로 편입을 앞두고 있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최근 조직 재편에 본격 착수했다. 우리금융은 다음달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양사 자회사 편입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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