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명 이상 설계사 수 보유한 우량 GA 물밑 접촉
내년 1200%룰 시행 시 GA들 힘 약해질 가능성 대비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가 설계사 수 3000명 규모 안팎의 우량 법인보험대리점(GA)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각 사]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가 설계사 수 3000명 규모 안팎의 우량 법인보험대리점(GA)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각 사]

[중앙이코노미뉴스 문혜원]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가 설계사 수 3000명 규모 안팎의 우량 법인보험대리점(GA)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갈수록 커지는 GA시장 내 판매 채널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대형 보험사들 간 인수 경쟁으로 GA 업계 내 M&A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의 자회사형 GA인 신한금융플러스는 최근 설계사 3000명 이상 초대형 GA사 10곳 이상을 접촉해 지분 매입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GA M&A에 성공한 한화생명은 누누이 GA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지분 투자나 인수, 제휴 등을 언급한 바 있다"면서 "최근 신한라이프의 자회사 신한금융플러스도 적극적으로 한화생명과 경쟁 구도를 형성해 여러 GA사들과 물밑접촉하면서 지분 인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플러스는 최근 설계사 수를 3748명으로 확장했다. 추가 GA를 인수할 경우 설계사 수를 늘려 상위권 GA로 도약할 수 있다. 

한화생명은 잇단 GA사 M&A로 몸집 불리기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보험사로 꼽힌다. 지난달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경근 사장은 GA 추가 인수 계획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1년 제판분리를 통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했으며, 이후 피플라이프와 IFC 등을 인수했다. 현재 GA 설계사 수만 총 3만7500여명에 달한다. 

원수사 GA는 아니지만, 코스닥 상장사인 인카금융서비스는 한화생명,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대형 원수사들과 지분 동맹 관계를 맺은 바 있다. 한화손보는 2021년 인카금융에 31억 1000만원을 투자해 4.36%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DB손해보험은 2022년 29억3000만원을 투자해 지분 4.29%를 매입했다. 메리츠화재도 2022년 인카금융서비스의 지분을 4.9% 매입했다.

업계에서는 설계사 3000명 이상을 보유한 GA를 초대형 GA로 분류한다. 한화생명과 신한금융플러스가 접촉하고 있는 대형 GA는 굿리치, 지금융서비스, 글로벌금융판매, 원금융서비스, 메타리치 등이다.

IB업계 내에서는 굿리치가 최근  매각설 관련 부인했지만,  과거 피플라이프 사례를 들어 굿리치가 펀드 투자 유치로 선회한 척 하다가 향후 전략적으로  매각 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피플라이프는 2018년 초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경영권 매각 작업을 추진했지만 성사엔 이르지 못했다가, 2019년에는 우선주를 발행해 사업자금을 유치하는 투자 형태로 계획을 선회했다. 이후 2022년에는 몸값 약 3000억원 수준으로 M&A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2023년에 한화생명이 약 2500억원에 인수했는데, 업계에서는 당시 피플라이프 인수가에 대해 '오버페이(초과지급)'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현재 굿리치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3057억원이다. 이는 지난 2022년 JC파트너스가 굿리치를 인수할 당시 연간 매출액(3213억원) 대비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설계사 수는 최근 5600명을 넘어선다. 

GA업계에서는 대형 원수사 GA들이 우량 GA와 접촉해 지분 인수에 나서는 이유로 내년 도입 예정인 '1200%룰'을 지목한다. '1200%룰'이 시행되면 GA사들 사이에서 만연해왔던 정착지원금 변형 문제가 막히면서 설계사 이동을 유도하던 관행도 제약을 받게 돼 GA들의 힘이 빠지게 된다.

이에 대형 원수사 GA들은 미리 우량 GA들의 대거 매각 가능성을 대비해 3000명 이상 설계사 수를 보유하고 있는 우량 GA사들의 지분을 사들여 몸집 불리기 나서는 모습으로 해석한다. 지분을 사들인다는 개념은 인수 시장에선 우호적이든 적대적이든 인수합병을 위한 포석으로 본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GA시장에선 설계사의 규모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원수사들은 GA와 지분 투자 관계를 맺어 판매채널에 힘을 싣고자 한다"며 "아울러 지분을 투자했던 회사들이 약해질 때 100% 인수할 가능성도 있어 영업 경쟁력을 위한 지분 확보 경쟁은 향후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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