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비·치매간병 등 주요 치료비보장 신상품 쏠림 현상
손해율 우려 높은 상품 다수...협회 심사 허점 등 개선 노력 必
"제도 도입 취지에 맞는 실질적 소비자 맞춤형 상품 출시 필요"
![[사진=연합뉴스]](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09/448367_249572_1250.jpg)
[중앙이코노미뉴스 문혜원] 최근 보험사들이 배타적사용권 획득을 위해 획기적 특약상품을 내놓으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도입 취지와 달리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익성만 고려한 특약을 개발하다보니 소비자의 보험 편익 향상에 기여하는 진정한 창의적인 상품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타적사용권을 얻고자 손해보험사, 생명보험사 등 업권을 불문하고 다양한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배타적사용권이란 일정 기간 다른 보험사들이 유사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독점적 판매권을 제공하는 일종의 '특허권'이다.
최근에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신상품들은 치매 예방과 조기 검진에 초점을 맞춘 특약, 펫 보험 관련 상품, 암 주요 치료비 보장 등으로 나뉜다. 이밖에 하나손해보험의 '치매 조기진단 관리 서비스'와 '경도인지장애 방문교육', 신한라이프의 '지정환율설정 연금지급특약', 흥국화재의 '플래티넘 건강 리셋월렛' 등 획기적인 상품들도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은 화재·풍수해·지진 등으로 주택에 거주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경우 반려동물 임시 위탁비를 지급하는 상품을 선보여 6개월 동안의 배타적사용권을 인정받았다.
한화손해보험은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한 건강보험과 암보험 등 다양한 상품들로 올해 제3보험 기준 보험업계 최다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했다.
문제는 배타적사용권 획득이 보험사의 상품 경쟁력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면서, 보험사들끼리 손해율이 높을 것으로 우려되는 특약에 치중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암 담보 특약에 대한 치료비 보장이나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 비용 보장 등의 경우 자칫 보험사의 손해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배타적사용권 획득을 놓고 분쟁도 일어나고 있다. 일례로,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과거 백신보험과 운전자보험 등의 배타적사용권 침해 여부로 충돌한 바 있다.
배타적사용권을 심사하는 보험협회의 심의에 대해서도 논란이 여전하다. 최근 흥국화재 사례가 대표적으로, 신상품 '플래티넘 건강 리셋월렛' 관련 '3대질병 비급여 치료 통합' 급부방식에 대한 재심의를 손해보험협회에 요청한 바 있다.
손보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는 지난달 '금액 한도 리셋 개념 적용'과 'Residual Pricing 적용'에 각각 배타적사용권 6개월과 9개월을 부여했다. 나머지 2건에 대해서는 배타적사용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결국 재심의 끝에 1건(3대 비급여 치료 기간 통합)에 대해서는 배타적사용권 6개월을 부여받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디어 보호와 보험상품 개발 활성화를 위해 현행과 같은 배타적사용권 제도가 마련됐지만, 도입 이후 현재까지 배타적사용권을 보유한 신상품들은 대부분 소비자 니즈에 부합한 척할 뿐, 실상은 마케팅 경쟁에만 몰두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상품이 실제 소비자에게 적합한지 판별하는 심사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며 "손해율 우려가 높은 상품의 무분별한 출시와 관련해서도 협회 또는 보험사에서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사들은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기 위해선 복잡한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심의 대상 상품은 심사위원 3분의 2 이상에게 1인당 80점 이상을 받아야 통과가 가능하다. 심의 결과에 따라 평균 95점 이상일 경우 1년 동안, 90점 미만일 경우 3~6개월간의 배타적사용권이 부여된다.
올해 상반기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한 건수는 총 2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손해보험업계의 배타적사용권 획득이 유난히 많았다. 통과 성공률도 87%로 높았다.
손보사 중에선 상위사 중심으로 DB손해보험이 9건으로 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한화손해보험이 5건, KB손해보험이 4건, 삼성화재가 2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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