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익‧영업익 5857억‧7733억원…전년比 50%‧15% 증가
DCM부문 12년 연속 1위, IPO주관 1위 탈환…'IB명가' 위상 공고
그룹 내 순익 비중 22년 4.7%→23년 8.4%→24년 11.5% 매년 상승
![[사진=KB증권]](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03/413972_213878_4331.jpg)
[중앙이코노미뉴스 정재혁] KB증권이 지난 2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 지난해 확실한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증권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에서 2년 만에 업계 1위를 탈환하는 등 'IB(투자금융)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경쟁이 치열한 증권업계 내에서 상당한 입지를 확보한 KB증권이지만, 그룹 내 위상은 이에 다소 못 미치는 모양새다. 지난해 연말 지주 임원 인사에서 부문장으로 선택된 KB증권 인사는 없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5857억원을 거뒀다. 전년(3896억원) 대비 50.3%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16년 KB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최대 실적인 2021년 순이익(5943억원)에 근접했다. 영업이익도 전년(6726억원) 대비 15.0% 늘어난 7733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KB증권은 고점을 찍은 2021년 이후 2년 연속 실적 부진에 허덕였다. 특히 2022년은 금리상승과 국내외 주식시장 불황 여파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70.8%‧65.3% 급락했다. 수수료수익이 2021년(1조 148억원) 대비 22.7% 감소했고, 상품운용손익은 1158억원 흑자에서 235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KB증권 당기순이익 추이. [사진=KB증권]](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03/413972_213881_515.png)
이듬해인 2023년엔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2배 넘게 증가하며 반등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2372억원에서 6726억원으로 무려 183.6% 껑충 뛰었다. 전년 2350억원 적자였던 상품운용손익이 3633억 흑자전환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자산관리(WM)와 IB에서도 모두 호실적을 거뒀다.
부활의 조짐을 보이던 KB증권은 지난해 2021년 실적을 대부분 회복하며 자칫 장기화될 뻔 했던 부진의 늪에서 비교적 빠르게 빠져나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순수수료수익(7885억원)과 상품운용손익(4279억원) 모두 전년 대비 각각 6.2%‧17.8% 증가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4분기 상품운용손실(357억원)이 없었다면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도 노려봄직했다.
![KB증권 2024년 손익 현황. [사진=KB증권]](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03/413972_213880_440.png)
'IB 명가'의 위상도 더욱 공고히 했다. KB증권은 지난해 부채자본시장(DCM) 대표주관 실적 18조 5681억원을 기록하며 12년 연속 1위를 수성했다. 2위인 NH투자증권(14조 6055억원)을 약 4조원 차이로 따돌렸다.
주식발행시장(ECM) IPO 주관 부문에선 2년 만에 업계 1위를 탈환했다. KB증권은 지난해 공모액 1조 811억원(스팩 제외)을 기록해 2위인 한국투자증권(9591억원)에 앞섰다. 건수(9건)로는 한투증권(17건)에 크게 밀렸지만, 최대어인 HD현대마린솔루션(공모액 7423억원)을 앞세워 1위에 등극했다.
올해도 이미 LG CNS 등 5개 기업 상장을 주관했으며, 공모총액 1조 26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실적을 이미 뛰어넘었다. KB증권은 연내 상장을 계획 중인 또 다른 대어 케이뱅크의 상장주관사도 맡고 있어 공모 실적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그룹 내 순익 기여도도 높아졌다. 2022년 4.7%까지 떨어졌던 그룹 내 순익 비중은 2023년 8.4%, 지난해 11.5%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 순익 비중 1위는 16.5%(순이익 8395억원)를 기록한 KB손해보험이 차지했다.
이밖에 지주사 주주환원 등에 활용되는 현금배당액 규모는 2023년 실적 기준 1500억원에서 지난해 2800억원까지 확대됐다.
![KB증권 김성현(사진 왼쪽), 이홍구 각자 대표. [사진=KB증권]](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03/413972_213882_649.jpg)
한편, 증권업계 일각에선 KB증권이 업계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과는 달리 KB금융그룹 내 입지는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때 KB국민은행 출신인 박정림 전 대표가 지주사 WM부문장 자리를 꿰차며 2023년 당시 허인‧양종희‧이동철 등 부회장 3인과 함께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 후보로 주목받기도 했지만, 현재는 KB증권의 그룹 내 주목도가 달라져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박 전 대표 퇴임 이후 KB증권 출신으로는 서영호 부사장이 2024년 1월부터 글로벌사업부문장을 맡기도 했지만, 과거에 비하면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더욱이 서 부사장도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퇴임하면서 현재 지주에 근무 중인 KB증권 출신 주요 경영진은 염홍선 리스크관리담당(CRO) 전무가 사실상 유일하다.
현재 각자 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현‧이홍구 대표가 모두 '정통 KB맨'이 아니라는 점에서 두 사람이 향후 KB증권의 그룹 내 위상을 높이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도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현 김성현‧이홍구 두 각자대표는 각 Biz별 사업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고, 실적도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 그룹 내 KB증권의 위상이 어떻게 변화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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