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300억원대 금융사고 곤욕…이선훈 대표 중심 3인 사장 체제 전환
경쟁사 KB증권에 수익성 뒤져…은행 출신 정용욱‧정근수 실적개선 '특명'
외부 증권맨 사장 재임 기간 금융사고 빈번…"은행 출신들 나서 쇄신 주도"
![[사진=신한투자증권]](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04/416153_216103_160.jpg)
[중앙이코노미뉴스 정재혁] 지난해 1300억원대 금융사고로 곤욕을 치른 신한투자증권이 올해부터 은행 출신 사장 2명을 포함한 '신한맨' 중심의 '3인 사장 체제'로 전환하며 본격 명예회복에 나선다.
신한투자증권 출신인 이선훈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관리총괄을 담당하고, 신한은행 출신인 정용욱 사장과 정근수 사장이 각각 자산관리총괄‧CIB총괄을 맡아 WM과 기업금융 비즈니스를 책임진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20년 라임펀드 사태 여파로 외부 출신 김병철 사장이 자진 사퇴했고, 지난해엔 1300억원 규모 선물 운용손실 및 허위보고 금융사고로 마찬가지 외부 출신인 김상태 사장이 임기를 1년 남기고 자진 사임하는 아픔을 겪었다.
특히 지난해 금융사고 당시에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주주들에게 사과했을 정도로 그 후폭풍이 상당했다. 경쟁 은행계 증권사인 KB증권과 비교해 저조한 수익성 개선에 더해, 땅에 떨어진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최우선 과제로 부각된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458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1009억원) 대비 143.6%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3725억원으로 전년(2531억원) 대비 47.2% 늘었다.
지난해 실적 상승은 2023년 실적이 바닥을 친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지난 2021년 기록한 영업이익(5856억원) 수준을 회복하려면 여전히 하세월이라는 평가다.
신한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2021년 5856억원 이후 2022년 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영향으로 1200억원까지 급락했고, 2023년과 2024년 각각 2531억‧3725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2021년 3208억원 △2022년 4125억원 △2023년 1009억원 △2024년 2458억원으로 들쭉날쭉했다. 2022년의 경우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이러한 실적은 같은 은행계 증권사인 KB증권과 비교하면 더욱 대조된다. KB증권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5943억원 △2022년 1878억원 △2023년 3896억원 △2024년 5857억원 등 2022년만 제외하면 신한투자증권을 매년 압도하는 실적을 냈다.
지주 전체 실적에 대한 순익 기여도 면에서도 KB증권이 2023년과 지난해 각각 8.5%‧11.5% 비중을 차지한 것과 달리, 신한투자증권은 각각 2.3%‧5.4%에 그쳐 KB금융과 신한금융 간 리딩뱅크 경쟁에서 신한이 뒤처지게 만든 주범이 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수익성 개선은 물론이고 땅에 떨어진 명예와 신뢰도 회복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발생한 1300억원대 금융사고의 경우 내부 직원의 일탈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그룹 전체에 충격을 줬고, 이에 진옥동 회장이 지주 이사회 의장과 공동명의로 해당 사고에 대해 사과하는 주주서신을 내는 상황까지 초래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19년 김병철 전 사장을 시작으로 이영창‧김상태 전 사장까지 3연속 외부 출신들을 사장 자리에 앉혔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김병철 전 사장은 라임사태, 김상태 전 사장은 선물운용 손실 사고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으며, 이영창 사장도 공매도 관련 업틱 룰 위반으로 금융당국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영향으로 임기가 연장되지 않았다.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신한투자증권]](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04/416153_216105_175.jpg)
김상태 전 사장이 물러나면서 소방수로 등장한 이가 바로 올해부터 대표이사를 맡게 된 이선훈 경영관리총괄 사장이다. 이 사장은 1999년 신한투자증권(구 신한증권)으로 입사해 20년 넘게 재직하다가 2022년 SI증권 대표이사로 이동하며 회사를 잠시 떠났고, 이후 지난해 초 자산관리부문장으로 복귀했다.
이 사장은 김 전 사장이 금융사고 여파로 자진사임한 뒤 사고 관련 후속 조치를 위한 '위기관리‧정상화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았고, 이에 조직 쇄신의 적임자로 평가받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정용욱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총괄 사장(사진 왼쪽)과 정근수 신한투자증권 CIB총괄 사장. [사진=신한금융투자]](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04/416153_216106_1752.jpg)
여기에 더해 신한은행 출신으로 올해 사장에 선임된 정용욱 자산관리총괄과 정근수 CIB총괄이 신한투자증권의 양대 비즈니스인 WM과 기업금융을 맡게 됐다. 이들은 은행원 출신답게 수익성 제고와 더불어 내부통제와 영업관행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용욱 사장은 은행 인사부 라인의 전통을 이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신한투자증권은 과거 굿모닝신한증권 초창기를 제외하면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주로 신한은행 출신들이 사장을 맡아왔는데, 이 기간 5명의 사장 중 이우근 전 사장(2005~2006), 이동걸 전 사장(2006~2009), 김형진 전 사장(2017~2019)이 모두 은행 인사부 출신들이다.
이밖에 이번에 CFO에 선임된 장정훈 부사장은 은행 출신으로 20년 넘게 은행과 지주에서 숫자를 관리한 '재무통'이고, 리스크관리그룹장(CRO)을 맡은 이재성 상무 역시 은행에서 급파된 인사로 상품 관련 리스크 요인을 중점 점검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외부 증권맨 출신 사장들이 재임한 시기 각종 금융사고에 노출됐다는 점에서 지주에서도 이번 사장 인사에 있어 고민이 컸을 것"이라며 "내부 출신이자 증권맨인 이선훈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전문성을 챙기고, 나머지 사장 2명과 CFO‧CRO 등을 은행 출신으로 채워 조직 쇄신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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