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당기순이익 7140억원...전년 대비 10.7%증가
농협은행 의존도 여전히 커…비은행 계열사 강화 과제
해외수익 성과↑…뉴욕점포 사업 활성화 목표 제시
금융사고 예방 앞장…조직혁신·내부통제 지속적 관리 

취임 100일을 맞은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비은행 부문 수익강화를 중장기전략으로 내세우고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사진=농협금융 제공]
취임 100일을 맞은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비은행 부문 수익강화를 중장기전략으로 내세우고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사진=농협금융 제공]

[중앙이코노미뉴스 문혜원] 취임 100일을 맞은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금융 중심지 뉴욕 점포를 글로벌사업 수익센터로 육성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고 글로벌 투자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앞으로 해외영토 확장에 큰 기반을 다질지 주목된다. 


취임 이후 1분기 실적 호조달성...양호한 경영평가


농협금융은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우리금융을 제치고 '업계 4위'에 올랐다. 이에 이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해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71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수치로 우리금융(6156억원)에 앞선 기록이다. 주요 자회사인 NH농협은행이 554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실적을 견인한 모습이다.

다만, 타 금융지주사 실적과 비교하면 실적 면에서 여전히 크게 뒤처져 있다. 같은 기간 주요 금융지주사의 당기순이익은 △KB금융 1조6973억원 △신한금융 1조4883억원 △하나금융 1조1277억원 등이다.

계열사 중에선 NH투자증권과 NH농협생명, NH손해보험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으나, 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당기순익 2082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보험계열사인 NH농협생명의 1분기 당기 순이익은 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NH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204억원을 기록하며 61.8% 하락했다.

농협금융은 수익 대부분을 농협은행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그룹 전 계열사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농협금융의 지난해 순이익(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은 2조8836억원이며 이 가운데 농협은행 비중이 62%에 달한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선 농협금융이 범농협의 수익센터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비은행 부문에 대한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이찬우 회장 역시 취임 당시부터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계열사별로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방안을 수립해 지속가능한 손익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비은행 부문 수익확대 · 해외 진출, 내부 관리 체계 동시 강화


이 회장은 올해부터 수익구조 다각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취임 이후 첫 컨설팅을 열어 농협금융의 장기 전략 틀을 재정비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번에 개최된 컨설팅은 지난달 29일 농협금융지주 서울 본사에서 진행됐다. 이날 지주 및 9개 자회사의 전략기획 담당 부서장들이 참석했다. 

이재호 전략기획부문 부사장 주재로 농협금융 중장기 전략 수립 계획이 발표됐다. 그룹 사업포트폴리오는 △핵심 금융사업 경쟁력 강화 △비은행 부문 수익성 제고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등을 중심으로 재편 방안을 검토했다.

이밖에도 농협 내 다양한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시너지 전략과 함께 손익 성장 및 자본규제 강화에 대비한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도 공유했다. 

농협금융은 이러한 전략 수립계획 내용을 바탕으로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 자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면밀히 점검해 회사별 맞춤형 전략을 마련, 농협금융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이재호 부사장은 "실행력 있는 전략 도출이 중요하다"며 "지속가능한 성장과 고객 중심 혁신을 이루기 위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컨설팅은 PwC컨설팅·EY컨설팅·삼일회계법인이 참여해 올해 3분기까지 진행된다. 농협금융은 전략 수립계획과 관련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범농협 수익센터 역할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향후 단기 실적 방어가 아닌 구조적 전환을 위해 내부 조직 개편과 자회사 포트폴리오 재편까지 포함한 종합적 진단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전 금감원 출신답게 거시적 관점을 통해 하반기 중장기 목표로 비은행을 통해 수익 구조 재편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이 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해외시장진출로 눈을 돌려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은 최근 들어 해외사업 부문에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올 1분기 21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해외점포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해외순이익이 경쟁 금융그룹사들 대비 다소 늦은 편에 속하나, 최근 이 회장 체제에서 해외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협금융은 현재 10개국에 총 21개 해외 점포를 두고 있다. 계열사별로 농협은행은 8개국 11개, NH투자증권은 6개국 8개, NH농협캐피탈은 2개국 2개 등이다.

농협금융은 최근 글로벌 전략협의기구도 마련해 장기적인 해외사업 방향도 점검했다. 지난달 7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조정래 미래성장부문 부사장 주재로 개최한 ‘제1차 농협금융 글로벌전략협의회’에서는 글로벌사업 1분기 경영성과를 점검했다.

올해 손익 목표 달성을 점검하면서 회사별 올해 핵심 추진과제를 공유하고 글로벌사업 주요 현안들을 속도감 있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글로벌사업의 위기대응 방향과 새로운 사업기회 탐색을 주요 논제로 다뤘다.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이후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농협금융은 뉴욕 점포를 글로벌사업 수익센터로 육성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내세웠다. 투자금융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일례로, 미국 뉴욕에는 기존 NH투자증권과 농협은행에 이은 계열사 추가 진출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영국 런던, 싱가포르, 베트남 호치민 등도 농협은행의 신규 진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인도 진출을 검토 중이다.

농협금융은 "장기적 관점의 계열사 추가 진출을 검토해 은행과 비은행 간 협력, 농협금융과 경제지주 계열사 간 시너지로 범농협 미국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직혁신 내부통제 방점...임직원들에게도 당부 메시지 주문


이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강조해온 '조직혁신'과 '고객신뢰'를 바탕으로 내부통제에도 힘쓰고 있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출신인 이 회장은 관료 출신답게 조직 내 혁신을 통한 역량 강화와 금융사고 예방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책임경영'을 통한 금융사고 '제로화'에 방점을 찍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금융지주 최초로 내부통제위원회를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설치하고 내부통제협의회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횡령 등 대규모 금융사고가 다수 발생한 농협은행에서는 '디지털 내부통제 고도화 및 내부통제 취약점 전면 재정비를 통한 금융사고 제로(Zero)화'를 추진 중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2월과 4월 각각 17억 원 규모의 사기와 205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공시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조직의 내부통제 강화를 메신저 통해 주문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내부통제협의회를 열고 "내부통제 실패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 책임경영을 확립해 달라"고 당부했다.

4월에는 임직원에게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보내 "고객의 신뢰 없이 금융회사의 미래는 없다"며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금융사고 예방을 최우선으로 실천한다면 더 강한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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