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잘 아는 보험사' 브랜딩 전략 성공적
임신·출산·폐경·정신건강 등 생애주기 걸쳐 보장
1분기 1427억원 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14.3%↑
캐롯손해보험과 합병 통해 디지털 경쟁력도 강화 채비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가 '여성 특화' 전략을 선보이며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여성을 가장 잘 아는 보험사'라는 비전 아래 브랜드 마케팅은 물론, 수익성 면에서 성과를 내며 한화손보를 업계 상위 손보사로 도약할 '다크호스'로 성장시키고 있다. [사진=한화손해보험]](https://cdn.joongangenews.com/news/photo/202508/439791_240443_221.jpg)
[중앙이코노미뉴스 문혜원]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가 '여성 특화' 전략을 선보이며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여성을 가장 잘 아는 보험사'라는 비전 아래 브랜드 마케팅은 물론, 수익성 면에서 성과를 내며 한화손보를 업계 상위 손보사로 도약할 '다크호스'로 성장시키고 있다. 나 대표는 한화그룹 내에서도 단기간에 재무와 기획 등 여러모로 큰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칭찬이 자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손보업계 내에서 실적 나홀로 '순항'
'여성을 가장 잘 아는 보험사'라는 비전을 제시한 나채범 대표의 브랜딩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
한화손보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427억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33% 증가, 직전 분기 대비로는 290.5% 급증했다.
한화손보의 1분기 실적은 상위 5대 손보사들이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성적을 냈다는 점에서 부각된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대 손보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2조 3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6% 감소했다. KB손해보험만 유일하게 8.6% 늘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31.5% 증가한 3823억원으로 사상 최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본업 경쟁력 강화로 거둔 보험이익은 3522억원으로, 전년도 2560억원에서 37.6% 성장했다.
순익 호조의 비결은 차별화된 '여성 특화' 상품들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1분기 여성 건강보험의 신계약보험료는 37억원으로 인보험 신계약보험료(184억원)의 20%를 차지했다. 장기보장보험료 성장과 수익성 향상 모두를 이끈 결과로 볼 수 있다.
장기 보장성 신계약 매출은 193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월평균 보장성 신계약은 6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LIFEPLUS펨테크연구소 기반 여성 생애주기 상품 입지 '탄탄'
나채범 대표는 2023년 취임 직후 각 분야의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꾸려 'LIFEPLUS펨테크연구소'를 설립했다. 해당 연구소는 여성 건강을 책임진다는 목표 하에 여성 건강과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상품과 서비스를 연구하도록 했다.
펨테크연구소를 설립 후 첫 상품으로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이 꼽힌다. 이 상품시리즈는 임신·출산·여성 질환을 넘어 정신건강과 뷰티까지 아우른다.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은 여성 생애주기 맞춤형 보험 상품이라는 점에서 업계 내에서 차별화로 주목받았다. 유방암, 갑상선암, 난소·자궁암 등 여성 질환부터 임신, 출산, 폐경 등 여성들의 생애주기에 맞춰 다양한 보장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장점이다.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시리즈에 포함된 핵심 특약(유방암 예후예측검사비, 정신질환 등)들은 보험업계 특허권인 배타적 사용권을 무려 17건이나 확보했다.
배타적 사용권 획득 상품들은 구체적으로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2.0'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3.0' 등이 있다.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2.0'은 난소기능검사 지원·난자동결 우대 서비스·출산·육아휴직뿐 아니라 실업 시에도 보험료 유예를 제공하는 등 획기적인 서비스를 담았다.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3.0'은 △스트레스 관련 특정 정신질환 진단비 △소화기궤양·난청·귀어지럼증 등 특정 질병 진단 △연 1회 특정 수면검사 지원(수면다원검사, 다중수면잠복기) △8회 비대면 심리상담 서비스 등을 추가했다.
특히 출산지원금 특약은 업계 최초로 설계돼 주목받았다. 첫째 아이를 출산하면 100만원, 둘째 300만원, 셋째 500만원까지 지급된다. 출산 축하 개념을 넘어 실질적 경제적 보탬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제왕절개수술비, 임신·출산 입원비, 비대성 흉터진단비까지 함께 보장하다. 수술 후 나타나는 켈로이드 등 피부 흉터에 대한 보장도 새롭게 신설했다.
해당 상품에 대한 시리즈는 출시한 지 8개월 만에 신계약 매출 기준 100억원을 달성했다. 1년 만에 신계약 25만건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여성건강보험으로 인해 1분기 한화손보의 장기보장성 신계약은 193억원을 돌파했다.
장기보장성 상품 판매 확대로 신(新)회계기준(IFRS-17)에 따른 보험계약마진(CSM)확보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한화손보의 CSM은 1분기 3조976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5% 증가했다.
한화손보는 재무건전성 비율도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다. 1분기 기준 지급여력비율(RBC)은 215.8%(경과조치 후 기준)로, 전 분기 말 대비 3.9%포인트(p) 상승했다. 올 초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가용자본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가용자본은 약 6조원, 요구자본은 2조7919억원수준으로 재무건전성 또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한화손보는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을 건강, 셀프케어, 일상 등 MZ세대 여성이 공감할 콘텐츠 중심으로 전환해 젊은 여성 고객과의 접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여성 관련 플랫폼도 개발했으며 어린이보험, 자녀 교육보험 등도 추가로 상품을 내놓으면서 판매와 서비스 영역을 확대 중이다. 여성 관련 플랫폼의 경우는 '시그니처 플랫폼 라이브러리'가 있다. 이 플랫폼은 동기부여·관계·금융·테라피·테크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요일별로 제공한다.
캐롯손해보험 합병...디지털 경쟁력 강화
최근 한화손보는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캐롯손보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손보는 온라인 보험사인 캐롯손보 합병을 계기로 디지털 부문에서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손보는 지난 4월 캐롯손보 주식 2586만4084주를 약 2056억원에 취득하며 지분율을 기존의 98.3%까지 끌어올렸다.
나 대표는 한화손보의 여성 보험과 캐롯손보의 디지털 상품 포트폴리오와 흡수해 판매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한화손보는 캐롯손보가 보유한 IoT 기반 기술과 디지털 플랫폼을 자사 AI 인프라 및 상품 포트폴리오와 결합해 새로운 보험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한화손보는 이번 합병을 통해 캐롯손보의 디지털 역량과 사이버마케팅(CM) 채널을 전면 통합할 계획이다. 2019년 캐롯 출범 당시 '1사 1라이선스' 규제로 인해 한화손보는 자사 CM채널을 캐롯에 이관했으며 2022년 규제가 완화된 이후에도 자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고려해 채널 경쟁을 자제해 왔다.
업계에서는 한화손보가 캐롯손보를 흡수합병할 경우 중소형 손보사 가운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4개사가 전체의 85.3%를 점유하며 과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한화손보는 메리츠화재에 이어 중소형사 중 두 번째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캐롯손보는 재무건전성이 취약해 지급여력(K-ICS)비율을 개전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지난해 말 지급여력(K-ICS)비율은 156.24%로 이전 분기 대비 33.2%p가 감소했다. 캐롯손보는 그룹을 통한 세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4055억원의 자본을 확충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캐롯손보에 대한 적기 시정 조치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적기 시정 조치는 금융 당국이 부실 금융사에 증자나 채권 처분과 같은 재무 개선 조치를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단기간 내에 경영 상태가 나아질 것으로 판단된다면 적기 시정 조치를 유예할 수 있다.
캐롯손보는 지난해 말 기준 156.2%이던 킥스 비율이 올 3월 말 87.7%포인트나 하락한 68.6%까지 떨어지면서 적기 시정 조치 대상이 됐다. 킥스 비율이 100%를 밑돌면 적기 시정 조치를 받아야 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캐롯손보의 합병을 통해 한화손보는 디지털 기반의 젊은 고객층 확보와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캐롯손보도 한화손보의 전국 영업망·고도화된 보상 시스템·상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보다 폭넓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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