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구, 작년 '당선무효' 아픔 딛고 재도전 나서
김형선측 사무처장 후보, '노조 경력 無' 눈길
주4.5일제 도입, 정년 연장 등 현안 대응 집중
팽팽한 대결 구도 예상…12월 16일 투표 실시

 9만명에 달하는 조합원을 거느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 선거의 막이 올랐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경합을 벌였던 김형선 현 위원장과 윤석구 KEB하나은행 노조 위원장 간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다. [사진=금융노조, 편집]

[중앙이코노미뉴스 문혜원] 9만명에 달하는 조합원을 거느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 선거의 막이 올랐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경합을 벌였던 김형선 현 위원장과 윤석구 KEB하나은행 노조 위원장 간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 위원장 및 임원 선거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에 대한 후보 등록은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 가운데 기호 1번은 김형선 현 위원장이, 기호 2번은 윤석구 KEB하나은행노조 위원장이 배정받았다. 

윤석구 후보의 경우 최근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 선거 단독 출마해 투표율 90.15%, 찬성률 98.82%라는 높은 지지를 얻고 재선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금융권에서는 두 후보의 재대결 구도에 주목한다. 윤석구 후보는 지난해 4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득표율 51.8%로 김형선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으나, 당시 금융노조 선거관리위원회의 문제 지적으로 당선이 무효화됐다. 이로 인해 치러진 재선거에서 김형선 후보가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양 후보 측의 집행부 조합이 선거 성패를 결정할 중요한 포인트로 거론된다. 9만 조합원들을 이끌어 갈 차기 수장의 리더십을 판가름 할 '팀 능력'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먼저, 기호 1번 김형선 후보 쪽 집행부에는 김진홍 수석부위원장이 재도전(전 신한은행지부 노조위원장)하고, 김현진 조합원이 사무처장 후보로 명단에 올랐다. 김현진 후보의 경우에 노조 활동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기호 2번 윤석구 후보 쪽 집행부에는 양민호 우리은행 차장(단국대지점)이 수석부위원장에 도전한다. 사무총장 후보로는 박평은 현 NH농협지부 인사제도 실장이 이름을 올렸다.  양민호 수석부위원장 후보는 우리은행 지부 제8대 집행부에서 조직혁신 실장으로 활동했다. 박평은 사무처장 후보 역시 NH농협지부에서 대외협력 실장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노조 실무 경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임원 선거를 할 때 조합원들은 임원 후보 간 조성되는 집행부 구성을 눈여겨본다"면서 "부위원장과 사무총장 후보들의 노조 경험 유무를 높게 따지는 편인데, 노조 사무처장의 경우에는 특히 살림꾼으로 통한다. 이번 양 후보 간 의장단에 나선 후보조들의 경우 이러한 대립관계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현재 선거가 진행 중인 우리은행지부 선거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은행지부는 내달 2일 1차, 4일 2차 결선 투표를 치른다. 이 결과가 12월 금융노조 선거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변수는  KB국민은행지부 선거 결과에 있다. 해당 지부는 내달 1일 1차,  5일 2차 선거를 앞두고 있다. 금융권 최대 규모 산별 중 하나인 국민은행지부의 선택 또한 금융노조 본선거의 판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는 지난 2년간의 갈등과 평가가 모두 압축된 빅매치"라며 "조직 경험·개혁 성향·지부 표심이 삼중으로 맞붙는 전국 단위 대결"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12월 KB국민은행지부·우리은행지부 선거 결과 이후 판세가 어느 진영으로 기울지에 따라 금융노조 선거가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올 연말까지 금융권 노동계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가 '주 4.5일제 도입, 정년연장' 등 노동계 요구 정책들이 많은 만큼 두 후보의 공약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영업환경, 임금피크제 개선 등 현안 대응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투표는 내달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 간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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